文대통령, 한달 만에 TK 구미산단 방문…"보수층 공략" 해석
靑 "코로나19 피해 기업 격려 차원…극복 의지 담은 일정"
문재인 대통령의 1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4·15 총선을 꼭 2주 앞둔 이날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서다.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에 대한 위로와 격려, 극복 의지를 담고 있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그 이면에는 보수 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북 구미산업단지를 방문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을 위로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3대 품목 중 하나인 불화폴리이미드를 국산화한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방문,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TK 방문은 지난 2월 25일 대구 코로나19 대응 전담의료기관 등을 점검한 이후로 한 달여 만이며, 구미 방문은 지난해 7월 25일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 참석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이 일본 수출규제 소재·부품 위기 극복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구미산단이 코로나19 피해를 이겨낸 모범사례이며, 코로나19 사태 속 사회적 기여를 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의미도 담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연대와 협력을 통한 코로나19 피해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TK를 보듬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구미산단이 보여준 연대와 협력의 힘은 코로나19 극복의 뛰어난 모범사례가 아닐 수 없다"며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어 많은 기업과 국민들께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런 또 여러분의 연대와 협력의 힘에 힘입어서 우리 경북도 지금 코로나19 사태를 아주 잘 극복해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19 극복의 답"이라며 "감염병 공포가 클 때 고립과 단절, 각자도생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이는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의 일정은 '메시지'로 읽힌다. 단순히 코로나19 극복을 강조하기 위한 일정이 아니란 해석이다. 여기에는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는 시기적 특성이 얽혀있다.
TK는 전통적인 보수 텃밭 지역으로, 역대 선거에서 현 여권에 칼 같은 표심을 보여왔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경제 회복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펼치면서, 이런 지역 민심을 반전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총선을 2주 앞두고 굳이 TK를 찾은 건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코로나19 극복 업체가 구미산단에만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를 의식한 듯 청와대는 이번 일정에 함께한 업체들을 열거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와 노조위원장이 함께한 이유는 일본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불화폴리이미드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으로 행사 당일 시행되는 소재부품장비특별법의 의미와도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에스엘테크, LG이노텍, 인당, 아주스틸, 영진하이텍, 인탑스 등에 대해서도 각각의 참석 이유를 들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격전지인 PK를 갔으면 문 대통령의 방문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TK는 보수 텃밭 아니냐"며 "TK가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해석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