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색한 투자 비판한 케인, 이적 가능 의사 밝혀
레비 회장, 터무니없는 이적료 책정으로 선 그어
“난 야심가다. 우리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판단되면 머물러 있지 않겠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EPL)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26)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되는 어수선한 국면에서도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케인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각) SNS 라이브 인터뷰에서 "토트넘을 사랑하지만 우승을 위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적설에 불을 붙였다.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을 대표하는 스타인 케인은 2014-15시즌부터 토트넘의 최전방을 책임지며 통산 278경기 181골을 터뜨렸다. EPL 득점왕을 두 차례나 차지한 케인은 팀 내 최고 주급(2억 9000만 원)을 받는 스트라이커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화려한 개인 커리어와 달리 전성기를 구가하는 시기에 단 하나의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오는 7월 27세가 되는 케인이나 팬들이나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2007-08시즌 리그컵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토트넘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이번 시즌에도 EPL 8위에 머물러있다. 이번 시즌 모든 토너먼트 대회에서 탈락, 이번 시즌도 사실상 무관 확정이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이 최대 목표다.
그만큼 케인의 불만은 커졌다. 투자에 인색한 토트넘 자세에 불만을 토로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도 팀을 떠났다. 케인도 더 큰 꿈을 위해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클럽으로의 이적을 고민할 시기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도전이 필요한 시기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케인의 편이 아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빅클럽들도 거액의 투자를 꺼리고 있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선수들 연봉은 물론 구단 직원들의 급여까지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EPL에서 자금 사정이 괜찮은 편에 속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케인 영입에 달려들었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이 책정한 터무니없이 높은 이적료(약 3011억 원)를 듣고 발을 뺐다. 3000억 원을 초과하는 이적료를 책정한 것은 “이적할 수도 있다”는 케인 발언에 대한 레비 회장의 답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와 두 시즌 연속 부상으로 인한 장기 이탈 전력을 감안했을 때, 케인에게 저 정도의 이적료를 줄 구단은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레비 회장이다.
토트넘으로서는 2024년까지 계약되어 있는 케인을 당장 내보냈을 때, 그 자리를 메울 만한 공격 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희박하지만 제시한 이적료로 성사가 된다면 구장 신축으로 인한 거액의 대출로 허덕이는 팀 재정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고, 영악한 협상 능력으도 유명한 레비 회장의 계산은 이미 끝난 것으로 보인다. 야심을 꺼내든 케인도 레비 회장 앞에서 일단 한계를 체감할 수밖에 없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손흥민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