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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에 증시 부양효과?…'가격 거품' 모락모락


입력 2020.04.17 05:00 수정 2020.04.17 00:33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공매도 잔고 한달전 대비 17.09% 감소…주가는 8.3%↑

유동성 우려 종목 주가 과열, 실적과의 괴리 문제 커져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의 이자 비용이 상승하면서 숏커버링(빌려서 판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 수요에 따른 추가 주가 상승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공매도 과열 종목들의 주가가 가치대비 과도한 상승세를 보이며 가격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낙폭을 거듭했던 증시가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에 따른 반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의 이자 비용이 상승하면서 향후 숏커버링(빌려서 판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 수요에 따른 주가 추가 상승세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과열 종목들의 주가가 가치대비 과도한 상승세를 보이며 가격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공매도의 순기능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3억4696만주인데 한 달전(4억1846만주) 대비 17.09%가 감소했다. 공매도 잔고수량은 금융당국의 한시적 공매도 제한조치 이후에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대차거래잔고 금액도 꾸준히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대차거래잔고액은 65조8034억원에서 한달만에 7조원이나 급감했다.


하지만 오히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지난 한달간 코스피 지수는 8.3% 올랐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가장 수혜를 입은 종목들도 공매도 과열종목들로 나타났다. 이들 주가도 한달 전 대비 두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전면 금지가 오히려 이들 종목의 상승 동력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지난 13일 7.03%로 한달전(9.37%) 대비 2.34%가 감소했다. 셀트리온 주가도 21만5000원(16일 장 마감 기준) 한달전 대비 23%나 급등세를 보였다. 셀트리온 주가 수익률은 코스피 대비로도 21.35%에 육박한다. 공매도 금지 이후 매매비중이 커진 개인의 비중은 80%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 12.3%의 매매비중에 그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들어가는 최종 항체를 선정하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셀트리온의 올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562억원, 13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87.4%, 66.4%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공매도 비중이 줄면서 주가 상승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낮은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지나친 상승세를 보인 종목들의 경우 가격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대주주인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에도 불구하고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지난 한달간 급등세를 보였다.두산인프라코어 역시 공매도 비중은 6.19%에서 지난 13일 4.95%로 줄었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지난 16일 4345원에서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한달전 대비 29.7% 급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16일 기준 개인의 매매비중은 76%에 육박한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 19%로 한달전 대비 비중을 크게 줄이는 동안 개인의 비중이 높아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두산중공업발 유동성 위기 직격탄을 받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 급등이 버블논란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51.5%, 57.2% 줄어든 1443억원, 7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공매도는 주식시장에 유동성 공급과 적정가격을 찾아주는 순기능도 있지만 두산인프라코어 등 공매도 전면금지로 인해 일부 종목들의 가격 거품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매도를 악용하는 세력들 때문에 공매도의 순기능마저 외면받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가 갖고있지 않은 주식을 먼저 매도하는 방식으로 주가 낙폭을 키운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반영해 6개월간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앞서 공매도 과열종목들이 오히려 실제 가격보다 실제 가치 대비 과도한 주가 상승을 보이다가 추후에 거품이 꺼지면서 급락하는 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의 주가가 당분간 반등 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숏커버링 발생시 매수세가 유입되며 수급 개선이 기대돼 해당 종목의 단기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셀트리온과 두산인프라코어 외에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롯데관광개발, 호텔신라, LG디스플레이, 하나투어, 삼성중공업 등의 상승세가 점쳐졌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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