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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가족이 다 같아야 하나요?"…'초미의 관심사'


입력 2020.05.18 18:12 수정 2020.05.18 18:15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조민수·김은영 주연…남연우 감독 연출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됐으면 "

조민수 김은영 '초미의 관심사'.ⓒ레진스튜디오

이태원에서 가수 블루로 활동하고 있는 순덕(김은영 분). 활발하게 활동하던 어느 날, 연락을 끊고 살던 엄마(조민수 분)가 집에 들이닥친다.


엄마는 순덕에게 막내 유리(최지수 분)가 돈을 갖고 튀었다고 얘기하고, 둘은 막내를 찾기 위해 오랜만에 의기투합해 이태원을 누비기 시작한다.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치기 시작하고, 막내를 찾는 일은 더디게만 진행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오랜만에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소원하게 지내던 모녀가 막내를 찾기 위해 만나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는 과정을 재기발랄하게 그린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다들 사연이 있고 개성이 강하다. '이태원 다이아몬드'로 불리며 무대를 주름잡았던 엄마, 그런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집을 나온 순덕, 아이돌을 따라다니는 유리를 비롯해 이태원에서 활동하는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비춘다.


영화는 이들에게 편견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거칠고 세기만 해 보이는 엄마가 "여성스러운 게 뭔데?", "가족이라면 다 같아야 돼"라고 외치는 장면은 여성과 가족에 대한 우리사회의 편견을 보여준다.


이태원 클럽에 일하는 사람들을 보는 삐뚤어진 시선, 얼굴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갑게 보는 사람들의 눈빛도 담아냈다. 이 과정에서 웃음도 잃지 않는다. 모녀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에피소드가 경쾌하게 흐른다. 특히 엄마, 순덕, 정복(테리스 브라운)이 유리를 찾으려 이수광(마이클 역)을 잡는 모습이 슬랩스틱으로 이어지며 폭소를 유발한다.


조민수 김은영 '초미의 관심사'.ⓒ레진스튜디오

영화는 극 후반부 상극의 모녀 이야기를 꺼내든 이유를 전한다. 서로 죽도록 미워서 싸워도 이들을 이어주게 하는 건 결국 가족이라 말한다.


배우 출신 감독인 남연우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남 감독은 첫 연출작 '분장'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 공식 초청됐고,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상을 수상했다.


남 감독은 "개성이 확고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누가 등장해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이태원은 영화에서 상징적"이라며 "이태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서로 다른 우리의 모습을 인정하고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조민수와 가수 치타(김은영)가 모녀로 분해 찰떡 케미를 보여줬다. 센 캐릭터를 맡은 조민수는 극을 진두지휘하며 영화 전반을 이끈다. 허당기 있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가수로 익숙한 김은영은 첫 연기이자 영화인 것 치곤 무난한 연기를 보여줬다. 가수 '블루' 캐릭터를 맡아서인지 이질감 있게 잘 어울린다. 무심한 엄마에 대해 서운함을 표현할 때도 어려움 없이 해냈다. 치타는 OST에도 참여,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녹여냈다.


5월 27일 개봉. 92분, 15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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