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최악 처우에도 회사 3배 성장 견인했는데…고용보장 보장해야"
'서민금융생태계 훼손' 대부업체·사모펀드 반대…"매각과정 공개하라"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JT저축은행 노동조합이 거리로 나섰다. 일본계 모기업이 주도하는 불투명한 매각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열악한 처우 속에서도 회사 성장을 견인해 온 직원들의 노동안정을 보장하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10일 오후 JT저축은행 노조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광화문 금융위원회 앞에서 'JT저축은행 매각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일본계 금융자본 J트러스트그룹은 JT저축은행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가운데 4곳의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매각(J트러스트 지분 100%)을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그룹사가 지난 2015년 JT저축은행(당시 SC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불과 5년만에 재매각에 나선 부분에 대해 막대한 매각차익 실현을 통한 전형적인 먹튀 행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과거 인수 당시 JT저축은행 매각가는 500억원 수준으로, IB업계는 JT저축은행 적정 거래가격을 17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매각이 형식적으로는 더 큰 성장 발전을 위한 매각이라고 하나 J트러스트가 그동안 투자한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은행 부실을 메우기 위함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결국 대한민국 서민 돈으로 자금을 모아 최대 3배 가까운 이윤을 내고 해외로 자금을 유출하는 전형적인 먹튀행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매각 전후 극대화된 차익 실현을 위해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과 사업비 축소 등을 자행할 우려가 높다고도 지적했다. 이진한 JT저축은행노조 지부장은 "J트러스트는 업계 최저 수준의 저임금정책으로 일관했을 뿐 아니라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전체의 30% 이상을 비정규직 노동자로 채용하고 과도한 성과주의로 노동력을 착취해왔다"며 "이같은 이유 때문에 처음 매각 소식을 접했을 때는 내심 반가웠던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열악한 노동환경에도 직원들이 수년 간 회사 성장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사측은 이를 외면한 채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노조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단체협약에 명시된 노사간 협의조항을 무시하고 오직 대주주와 매각주관사만이 정보를 독점한 채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한 매각이 진행 중"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노조 측은 또한 "금융회사 인수에 있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치도록 돼 있는 만큼 심사를 담당하는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먹튀 행각을 방관하거나 또다시 되풀이해선 안된다"고 매각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강조하고 나섰다.
한편 노조는 △밀실 매각 반대 △5년간 3배 성장에 따른 성과 공유 △고용안정협약 체결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회사의 지속경영과 서민금융생태계를 훼손하는 사모펀드와 대부업체로의 매각에도 결사 반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지부장은 "매각 과정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고 모든 근로자가 구조조정 걱정이 없는 협약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매각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사무금융노조 차원에서 노동자 고용보장과 노동조건 사수를 위한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