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침에 따라 18일부터 무관중 체제 전환
KBO리그 득점력 폭발하며 집중력 떨어진 모습
어렵게 팬들을 맞았던 프로야구와 축구 경기장의 문이 코로나19 확산세로 다시 닫혔다.
프로야구 KBO리그와 프로축구 K리그를 주관하는 KBO(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 조정한 정부의 지침에 따라 해당 지역의 경기들을 무관중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상황이 점점 심각 단계로 접어들면서 지방 구단들도 이에 동참, 다시 문을 걸어 잠그는 분위기다.
야구의 경우, KIA 타이거즈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지역인 광주를 연고로 하고 있으나 정부의 방역 대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결정, 10개 구단 모두가 무관중으로 전환했다.
12개 팀이 경쟁하는 K리그의 경우 상황을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팀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무관중이 확정됐고 대구와 광주 등도 동참하면서 절반 이상의 구단들이 향후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를 계획이다.
지난 5월 초 어렵게 개막의 닻을 들어 올렸던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석 달 가까이 무관중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달 26일부터 경기장 문을 개방, 관중석 대비 10% 규모로 관중들을 받아왔다.
이후 야구는 지난 11일, 축구는 14일부터 입장 규모를 전체 관중석의 30% 수준으로 확대해 스포츠 팬들의 직접 관람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팬들의 응원을 받게 된 선수들도 보다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실제로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은 무관중으로 전환된 소식을 들은 뒤 “선수들 입장에서는 관중이 있는 게 좋다. 관중이 있을 때 더 잘하는 선수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라며 팬들의 응원이 집중력 향상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관중이 있을 때 향상된 경기력이 나온다는 의견은 다른 지도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현재 SK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박경완 감독대행은 “관중이 있으면 경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집중력도 높아진다”며 “경험 많은 베테랑들은 정작 무관중일 때 긴장도가 떨어졌다.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간의 긴장감 속에 경기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비록 소규모 인원이지만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펼치다 다시 고요해진 경기장에 나선 선수들의 플레이는 달라졌을까.
KBO리그의 경우,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전국 5개 구장에서 총 24경기를 펼쳤고 도합 289점이 만들어졌다. 경기당 12.04점의 높은 득점력이다.
다시 전환한 뒤 열린 18일과 19일 10경기에서는 122점이 나왔다. 경기당 12.20점으로 소폭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전혀 달랐다. 특히 19일 인천 문학 SK행복드림구장에 열린 SK와 한화의 경기가 대표적이다. 이날 SK는 한화의 마운드를 상대로 무려 6개의 홈런을 퍼부으며 26득점이라는 구단 최다 득점 기록을 써냈다.
지난주 다득점을 만들어낸 구단들이 상대팀과 난타전을 벌이며 경기의 긴장감을 높였던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었다. 마운드에 올랐던 한화 투수 5명은 몸이 덜 풀린 듯 말 그대로 배팅볼을 던지는 수준이었다.
K리그는 무관중 전환 후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고 있다. 다만 팬들을 받기 전, 속출했던 이변이 다시 한 번 재연될지 적지 않은 팬들이 우려하는 모습이다.
매년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FC 서울은 집중력을 상실한 플레이로 한 때 강등권까지 떨어졌고, 이에 대한 책임으로 최용수 감독이 물러나는 아픔을 겪었다. ‘생존왕’으로 불리는 인천 역시 지난 주말 16라운드에 와서야 시즌 첫 승을 거두는 등 달라진 경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관중으로 돌아간 프로스포츠가 언제 다시 경기장 문을 열지는 알 수 없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잠잠해지더라도 잠복기를 감안, 최소 한 달은 예의주시해야하기 때문이다. 달라진 풍경과 함께 프로 선수들의 고충도 점점 커지고 있는 코로나19 정국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