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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청출어람in가요] 얼굴 없는 가수 함유주의 더 애틋한 ‘하루’


입력 2020.09.07 13:30 수정 2020.09.07 13:3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들은 선배 가수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반면 잘못된 편곡 방향이나 가창력으로 오히려 명곡을 훼손했다는 평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편곡과 가수의 목소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감성을 주는 ‘청출어람 리메이크’곡을 살펴봄으로써 원곡들도 다시금 조명합니다.>


ⓒ앨범 재킷

신예 함유주 2018년 첫 싱글 앨범 ‘날 떠나지마’로 데뷔한 얼굴 없는 가수다. 지난 4월 그레이(Gray)와 함께 ‘데리러 와줘’를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던 것에 이어 헤이즈, 펀치, 청하, 수란 등의 대표곡들과 드라마 ‘호텔 델루나’ ‘낭만닥터 김사부2’ OST 가이드 보컬을 도맡아 해오면서 실력을 인정 받았다.


그런 함유주가 2020년 가요계에 번진 리메이크 열풍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31일 박혜경의 2집 타이틀곡 ‘하루’를 새롭게 리메이크해 발표하면서다. 이 곡을 통해 1020 세대에게는 새로운 명곡의 발견을, 30대 이상의 리스너들에게는 그 당시의 추억을 소환시키겠다는 의미로 리메이크 앨범 작업을 진행했다.


◆원곡: 박혜경 ‘하루’


‘하루’는 2000년 발매된 박혜경의 정규 2집 ‘O2’의 타이틀곡이다. 심현보가 작사·작곡한 록발라드 장르의 ‘하루’는 박혜경의 가창력과 곡 해석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이다. 1집에서는 팝을 바탕으로한 크로스오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앨범은 밴드의 느낌을 강하게 담은 록에 더 가깝다.


허스키한 보이스로 읊조리듯 곡의 초반부에 애틋한 감정을 살린 박혜경은 맑고 여린 목소리로 고음까지 흔들림 없이 소화한다. 실제로 그는 3옥타브 미, 파 정도의 고음도 비브라토 없이 진성으로 내는 음색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특히 박혜경의 노래를 두고 “나쁜 짓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목소리”라는 말이 나올 만큼 깨끗하고 서정적인 음색이었는데, ‘하루’는 그의 목소리가 단순히 ‘순수함’을 넘어서 애틋함 등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곡이기도 하다.


‘하루’가 실린 2집 앨범은 특별한 홍보 없이도 입소문만으로 2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앨범에는 ‘하루’ 뿐만 아니라 ‘너에게 주고 싶은 세 가지’ 등의 수록곡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리메이크곡: 함유주 ‘하루’


함유주가 리메이크한 ‘하루’는 그룹 코요태·샵·타이푼·거북이, 가수 김현정·이기찬 등의 앨범에 참여해 다수의 히트곡을 낸 작곡가 이용민이 편곡자로 나섰다. 기존 ‘하루’의 전주에 등장하는 코러스와 전자음을 걷어내고, 오로지 피아노와 스트링으로 채웠다. 여기에 함유주의 잔잔한 보컬이 얹어지면서 애틋한 감정을 더했다.


후반부에는 드럼 등의 심벌 퍼커션이 삽입되면서 초반의 애틋함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말하듯이 공기가 섞인 보이스로 읊조리던 초반부와 달리 단단해진 보컬로 고음을 내지르면서 극적인 변화가 느껴진다. 특히 원곡자인 심현보는 함유주의 리메이크 곡을 듣고 극찬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하인드


당시 박혜경의 2집 앨범 타이틀곡은 ‘하루’를 비롯해 다양한 곡들이 올랐는데, 팬클럽 라벤더 회원들과 기획사 직원 50여명의 투표를 통해 선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 후보에 오른 음악이 ‘아이 캔’(I Can)고 ‘비밀’ 그리고 ‘하루’였다. 세곡이 마지막 경합을 한 결과 ‘하루’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타이틀곡이 됐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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