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및 제휴 업체, 적립 포인트 등 할인폭↑
중고폰 거래도 ATM 활발...판매점 고사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휴대폰 구매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최신 단말이 나오면 예전에는 ‘성지(聖地)’나 ‘좌표(휴대폰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판매점 위치를 가르키는 은어)’를 찾았지만 최근에는 이동통신3사의 온라인 채널이나 오픈마켓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에 비대면을 통한 휴대폰 판매가 활발하다. 이통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에서 각종 혜택을 받거나,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공기계를 구입 및 개통하는 방식이다.
공격적으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곳은 SK텔레콤이다. 회사는 공식 온라인 매장인 ‘T다이렉트샵’에서 휴대폰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 및 제휴업체 할인은 물론 기획 이벤트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게릴라성으로 지급하는 할인쿠폰 제공 이벤트는 ‘뽐뿌’ 등의 휴대폰 거래 커뮤니티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티다 쿠폰’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8일 종료된 ‘T다이렉트샵 휴대폰 TOP 10’ 이벤트에서 5만원, 10만원, 15만원권의 쿠폰을 내놓은 바 있다.
비대면 주문 서비스도 도입했다. SK텔레콤은 온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주문하면 고객에게 바로 단말을 가져다주는 ‘바로도착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축소운영중이다. 오는 10월에는 서울 홍대 주변에 무인 매장도 개장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발빠르게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KT는 ‘KT샵’에서 ‘1분주문’과 ‘1시간 배송’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1분 주문은 본인 인증만하면 추가로 입력할 필요가 없이 휴대폰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KT기기변경자만 해당이 되며 현재 사용중인 요금제 기준으로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한 월 이용료를 보여준다. 실제 ‘갤럭시노트20’ 사전예약에서는 고객의 35%가 1분 주문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인 키오스크도 운영중이다.
LG유플러스도 자사 공식 온라인몰 ‘유샵’통한 비대면 이용자가 급증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 예약판매가 전작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는 G마켓, 마켓컬리, 옥션, 카카오T, GS25 등 제휴업체와 함께하는 ‘유삽 전용 제휴팩’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가 해당 제휴업체와 함께 할인쿠폰(요금제 별 6000원∼1만 5000원)을 매달 1년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LG유플러스 역시 오는 10월 서울 종로구에 언택트 매장을 선보인다.
이통사가 아닌 유통 채널을 통한 판매 역시 자급제 활성화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자급제는 이통사가 아닌 삼성, LG전자의 쇼핑몰이나 온라인 유통 마켓을 통해 휴대폰을 구입하고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다. 할부 약정에 따로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업체 자금력에 따라 할인 규모도 다르다.
11번가, 쿠팡 등의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은 자체 할인쿠폰, 포인트 적립, 카드 할인 등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단말기유통법 보조금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할인 혜택 폭이 매우 크다는 것이 강점이다. 11번가의 경우 지난 1~5월 스마트폰 구매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했다.
중고폰 거래 역시 언택트 바람이 불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중고폰 거래 기기 ‘민팃ATM’은 매월 2만대 가량이 거래되고 있다. 쓰지 않는 중고폰을 기기에 넣으면 분실, 도난 여부 확인부터 가격 책정까지 5분안으로 신속히 이뤄진다. 바로 현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의 데이터 삭제 및 전송 기능까지 추가되며 대형마트 및 삼성 디지털 프라자, SK텔레콤 주요 매장 등 2000여개가 넘는 곳에서 운영중이다.
이같은 언택트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고가의 ‘갤럭시Z폴드2’, ‘갤럭시Z플립2’, ‘LG윙’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업체들의 비대면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한편 휴대폰 비대면 판매 증가로 오프라인 판매점들은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 따르면 3~4만개였던 점포수는 현재 1만2000개 정도로 추정된다. 20만명 규모였던 종사자도 4분의1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