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아이폰11’ 흥행…국내 시장도 가격 인하 전망
코로나19에 가격 민감해져…가성비로 눈 돌린 소비자들
애플이 내달 첫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아이폰12’를 공개하면서 국내 플래그십 시장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달 아이폰12를 4가지 모델로 내놓고 기본형 모델 출고가를 699달러(부가세 포함 90만원대)로 책정할 전망이다. 이는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11’부터 취해온 가격 승부수의 연장선이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성능이 좋을수록 잘 팔린다’라는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올해 1분기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은 지난해 출시된 애플 ‘아이폰11 시리즈’ 중 최상위 기종인 ‘아이폰11 프로 맥스’가 아닌 일반 모델이었다. 몸값을 낮춘 애플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반면 아직 국내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제품들로 형성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중저가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여서 국내 업체들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분위기 속에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가격을 전작보다 소폭 낮췄다.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 가격은 119만9000원,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145만2000원에 출시했다. 전작 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100만원을 넘는 가격이다.
앞서 상반기에는 삼성도 애플처럼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3가지 모델로 나눠 출시했으나, 가장 하위 성능의 일반 모델 가격도 124만8500원으로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갤럭시S20 플러스와 갤럭시S20 울트라는 각각 135만3000원, 159만5000원으로 더 비쌌다.
높은 가격에 5G 커버리지 부족과 코로나19가 확산한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갤럭시S20 시리즈 전체 판매량은 삼성전자 기대와 달리 전작 대비 7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몸값 낮추기는 올해 출시한 ‘아이폰SE’ 성공으로 실효성이 입증됐다”며 “아이폰12가 5G를 지원하면서도 전작 수준의 가격을 유지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제품 가격이 높아 논란이 있었지만, 향후 기술력과 제조원가 경쟁력을 갖추면서 가격이 낮아졌다”며 “국내 5G폰도 이처럼 향후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달 5G를 지원하는 아이폰12 시리즈 4종을 공개한다. 국내 출시는 이보다 더 늦은 11월, 혹은 그 이후가 될 전망이다.
아이폰12 시리즈는 ▲5.4인치 아이폰12 ▲6.1인치 아이폰12 맥스 ▲6.1인치 아이폰12 프로 ▲6.7인치 아이폰12 프로 맥스로 구성되며 전 제품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제품 외관은 ‘깻잎 통조림 모양’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처럼 옆면이 평평한 디자인으로 바뀌고, 새로운 색상인 ‘네이비블루’가 추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