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국감2020] '건배사' 이동걸 보다 '실세' 윤종원 겨눈다


입력 2020.10.07 06:00 수정 2020.10.06 17:29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기업은행‧산업은행 정조준…'정권실세' 국책은행장 집중공세

디스커버리펀드 사태, 내부통제 부실, 낙하산인사 등 도마에

윤종원 기업은행장(왼쪽)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금융권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피감기관인 국책은행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회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국감의 금융권 최대 이슈인 사모펀드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은데다 두 국책은행 수장이 가진 정치적 상징성도 큰 만큼 집중공세가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금융기관은 오는 16일 국감장에 나선다.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언론에선 사모펀드 사태만 크게 보고 있는데 국책은행에도 따져물을 게 많다"며 "이동걸 회장의 건배사논란은 사과를 받아야 하고, 윤종원 행장의 기업은행쪽에는 펀드문제부터 각종 금융사고를 조목조목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국감장에서 이른바 '장하성 동생 펀드'로 불리는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둘러싼 해명에 진땀을 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인 6700여억원어치를 판매했고, 환매중단 금액만 914억원에 달한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기업은행 창구에서 예금인 것처럼 속여 팔았다"며 전액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정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야 신생 업체가 국책은행에서 가장 많은 사모펀드를 판매할 수 있었겠느냐"며 '국책은행의 권력특혜'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기업은행 직원의 부정대출과 금품수수 등 최근 잇따라 발생한 내부통제 문제도 지적대상이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은행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20개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86건, 사고 금액은 총 4884억원으로, 사고 금액이 가장 큰 곳은 기업은행(1337억원‧15건)이었다.


산업은행은 이동걸 회장의 '건배사' 논란이 국감 최대 이슈가 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더불어민주당의 '20년 집권'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건배사로 논란을 빚은 뒤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야당은 "이 회장이 사과를 했지만, 누가 봐도 정치적 발언이기 때문에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 질타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을 둘러싼 책임론과 함께 HDC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간 법정 공방도 거론될 예정이다.


"기업은행 아닌 윤종원"…'정권실세' 두 국책은행수장 겨눈 정무위


무엇보다 윤 행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며 정권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자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이끌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과거 은행장들과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무색무취' 금융맨이 아닌 정권사람으로 통하는 만큼 야당에서도 "기업은행이 아닌 정치인 윤종원"을 벼르고 있다.


윤 행장은 올해 1월 취임부터 '낙하산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기업은행 노조의 거센 반대에 임명 27일만에 취임식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당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협상에 나서는 등 정치적 지원사격을 받았다.

이 회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산업은행 설립 후 4번째이자 26년 만에 연임에 성공하면서 현 정권의 '금융실세'로서 입지를 재확인했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로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 회장이 2016년 3월 진보성향 경제학자들과 함께 펴낸 저서 <비정상경제회담>은 문재인 정부의 '금융 바이블'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최대 이벤트인 2018년 평양 정상회담에 금융권 인사로는 유일하게 수행원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