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LG그룹주 쓸어 담는 외인...짝사랑 응답 받나


입력 2020.10.09 05:00 수정 2020.10.08 16:46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외인 1개월 간 LG화학·전자·디스플레이 등 9175억 순매수

“LG전자, 4분기도 홈코노미 수혜 전망...이노텍 저평가 과도”

외국인들이 최근 한 달 동안 LG화학·전자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을 9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가운데 이들 종목의 하반기 실적·주가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LG전자

외국인투자자가 최근 한 달 LG그룹주를 쓸어 담으면서 하반기 상승 랠리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외국인은 최근 기관·개인투자자의 LG그룹주 매도세 속 ‘짝사랑’을 지키며 주가 하락을 방어해왔다. LG전자가 올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인 LG의 주력 자회사들은 줄줄이 실적 개선, 혹은 깜짝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전망도 대부분 맑은 반면, 주가는 저평가 받고 있어 매력적이란 평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LG전자는 전장 대비 2.91% 내린 9만3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LG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 깜짝 실적이 예고됐던 만큼 해당 이슈가 소멸되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주사인 LG(1.05%), LG화학(1.76%), LG생활건강(1.78%), LG디스플레이(3.93%)는 상승했고 LG이노텍 주가는 전장과 변동이 없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최근 1개월 간 ‘배터리 사업 분할 논란’이 불거진 LG화학을 6358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 한 종목인 SK하이닉스(1조72억원), 삼성전자(6451억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 외에도 외국인은 LG전자(1321억원), LG디스플레이(589억원), LG이노텍(490억원), LG생활건강(417억원)을 사들이며 LG그룹주의 전반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 종목들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각각 5, 6, 8, 11위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LG화학을 1737억원 내다팔며 네이버(-4228억원), 삼성전자(-3224억원) 다음으로 많이 순매도 했다. LG이노텍(-502억원), LG디스플레이(-284억원), LG생활건강(-100억원) 역시 팔아치웠다. 다만 LG전자는 723억원 순매수 했다.


개인 투자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개인은 최근 한 달 동안 LG화학을 4708억원 순매도 했고 이는 SK하이닉스(-1조1480억원)에 이은 개인 순매도 종목 2위다. 이어 3위 삼성전자(-3887억원) 4위 LG전자(-2046억원) 순으로 팔았다. LG화학우(-408억원), LG생활건강(-309억원), LG디스플레이(-220억원)도 순매도 했다.


시장은 LG그룹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짝사랑이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4분기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LG전자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홈코노미’ 수혜를 입고 있다. LG전자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대형 TV 패널의 7월, 8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7%, 146% 증가했다.


이왕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TV 판매가 4분기 소비시즌에 피크인 점과, 상반기 LG전자 올레드 판매량이 약 69만대 수준인 점을 고려해 본다면 LG전자의 연간 실적은 향후 충분히 상향될 여지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LG화학의 3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배터리 부문은 전 분기보다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4분기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안정화와 애플 신제품 효과, 폴란드 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분할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판단”이라며 “오히려 호실적을 지속하고 있는 화학 부문과 중장기 배터리 사업 가치 개선 가능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이노텍 역시 동종 업체들과 비교해 과도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LG이노텍이 올해와 내년 연속해서 영업이익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고객사 신형 스마트폰 공개 일정이 미국 기준 오는 13일로 확정된 것도 불확실성을 제거해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동종 업체들 대비 약 50% 이상 할인되어 있다”며 “고객사 판매 확대와 실적 증가로 할인 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에 관해선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3분기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 업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선 올레드 사업 전환 성공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강한 중국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호조 지속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및 내년 코로나19 정상화를 고려해 점진적 매수를 권고한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