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감독, 돌연 키움 히어로즈 사령탑 자진 사퇴
사퇴의 변이나 시점 납득 어려워..후임 선택도 고개 갸웃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 자진 사퇴 결정에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키움은 8일 “손혁 감독이 지난 7일 NC 다이노스전 패배 이후 김치현 단장과 면담을 가진 뒤 감독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구단은 내부 논의를 거쳐 8일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손혁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해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감독으로 선임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기대가 많았을 팬들께 죄송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자진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KBO리그 관계자들도 “납득하기 어렵다. 성적 부진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되고, 포스트시즌을 눈앞에 두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여러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키움은 올 시즌 73승 1무 58패(승률 0.557)로 리그 3위에 있다. 선수단 전력을 봤을 때,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한 성적은 아니다. 9월 들어 다소 주춤하면서 NC 다이노스와의 선두 경쟁에서 밀렸고, KT위즈에 추월을 허용했다.
그러나 감독이 물러나야 할 성적은 결코 아니다. 2위 KT와는 불과 1게임 차이다. 4~5위에 있는 LG와 두산의 추격도 방어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아쉬움을 안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중요한 시기에 감독을 교체한다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후임이 최소한 수석 코치 내지는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였다면 억지로 퍼즐을 끼워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시즌 중 갑자기 선수단을 이끌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김창현 대행 낙점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파격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기도 어렵다.
감독 대행으로 키움 더그아웃에 들어올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는 지난해까지 전력 분석원이었다. 1985년생이라는 나이 자체가 결정적 결함은 아니지만, 포스트시즌을 코앞에 둔 시점에 교체한 후임 인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이끌었던 장정석 전 감독과의 재계약을 택하지 않고 선임한 인물이 손혁 감독이다. 손 감독은 지난해 11월 2년 총 6억 원(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에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했다. 평소 팀에 쏟은 열정을 보면, 손혁 감독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팀을 떠나는 행보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이전부터 구단 안팎으로 잡음이 컸던 ‘히어로즈’라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튀어나온 손혁 감독의 사퇴 변수가 키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