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 대표팀 핵심 멤버로 벤투호 전격 발탁
포스트 기성용 선두 주자, 우승 일군 동료들과 조우
한국 축구의 미래 원두재(울산 현대)가 전 동료들을 상대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올림픽대표)팀은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페셜매치를 치른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여파로 A매치가 어려워지면서 대한축구협회가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과 도쿄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각 팀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이번 스페셜매치를 마련했다.
두 팀 모두 해외파 소집이 어려워 전원 국내파로 선수구성이 이뤄진 가운데 눈길을 모으는 것은 월반에 나선 기존 김학범호 멤버들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스페셜매치를 앞두고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이동준(부산) 등 3명의 올림픽대표 선수들을 불러 들였다.
이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원두재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A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이 됐다.
지난 1월 U-23 챔피언십서 김학범호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까지 거머쥔 원두재는 어린 나이임에도 빼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그는 187cm·80kg의 탄탄하면서도 호리호리한 체격에 투쟁심을 갖춘 미드필더로 소속팀의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원두재의 장점은 넓은 시야와 패싱력, 탄탄한 수비력이다. 여기에 U-23 챔피언십과 리그서 주전으로 활약한 덕에 다양한 경험까지 두루 갖췄다.
‘포스트 기성용’을 발굴해야 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벤투 감독이 원두재를 불러들인 것은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특히 황인범(루빈 카잔) 백승호(다름슈타트) 등 포스트 기성용 후보군인 해외파들이 이번 소집에는 오지 않았기 때문에 원두재를 전격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원두재가 경기에 뛰게 된다면 전 동료들과 적으로 마주해야 한다. 김학범호 일원으로 함께 우승을 일군 또래들을 상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U-23 챔피언십 MVP로 2만 달러(약 2330만원)의 묵직한 상금을 챙긴 원두재는 대회 직후 팀원들의 계좌 번호를 받아 상금을 나눌 정도로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냉정한 승부 앞에선 또래들과 우정을 잠시 접어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