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8개월 만에 1140선 '뚝'…弱달러에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세'
개인, 7일 간 1조7176억원 팔자…외인·기관은 이날 1385억원 839억원 사자
코스피가 개인 투자자의 '팔자'에도 상승 마감하며 2400선에 안착했다. 코스피의 상승세는 원·달러 환율이 1년 6개월 만에 114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달러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2포인트(0.21%) 상승한 2391.9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2.22포인트(0.51%) 오른 2404.18에 개장해 상승세를 지속했다. 코스피가 2400을 넘긴 채 마감한 건 2412.40포인트로 장을 마친 지난달 18일 이후 13거래일 만이다.
이날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1385억원, 839억원씩 순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은 홀로 2341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28일부터 7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1조7052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대량매수한 이유는 달러약세 때문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5원 내린 1146.8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이며, 지난해 4월 24일 장중 기록인 1142.7원 이후 1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안전자산인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외국인의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부양책과 대선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달러 약세 기조가 가시화 되는 상황에서 원화와 동조화가 가장 심한 위안화가 1% 가까이 절상되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강화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며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자본의 위험심리를 자극하면서 매수세를 유입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유통업(2.22%), 운수창고(1.46%), 종이목재(1.39%), 섬유의복(1.25%) 등이 상승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서비스업(-0.81%), 철강금속(-0.70%), 운수장비(-0.65%), 의료정밀(-0.63%) 등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중에서는 9종목만 상승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1.17%) 오른 6만4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6만원선을 다시 넘겼다. 이외에 SK하이닉스(3.14%), 삼성바이오로직스(0.56%), 셀트리온(4.39%), LG생활건강(2.92%) 등 일부 종목만 상승세를 탔다. 반면, 사상 처음으로 잠정실적을 발표했지만 역효과를 거둔 LG화학(-2.89%)을 시작으로 현대차(-0.28%), NAVER(-2.99%), 카카오(-1.98%) 등 종목은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개인의 순매수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1.88포인트(0.22%) 오른 873.50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홀로 202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58억원, 1539억원씩을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에서는 5개가 상승했다.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 거래일보다 1600원(1.76%) 오른 9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에이치엘비(0.20%), 셀트리온제약(2.54%), 제넥신(5.13%), CJ ENM(3.66%)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관의 의무보유 물량이 풀리면서 하루 만에 7.36%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