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 첫 유관중 경기
함성 대신 박수, 거리두기 유지하며 모범적 관람
다시 팬들을 맞이한 축구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페셜매치 2차전을 치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뒤 열린 첫 유관중 경기다. 정부는 전날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정부 발표 직후 대표팀 경기에 목마른 축구팬들에게 관전 기회를 제공하고자 전격적으로 관중 수용을 결정했다. 관중 수용 인원은 3000명이며 자리는 동측 스탠드에 배치됐다.
지난 9일 열린 1차전을 무관중으로 진행했던 양 팀 선수들은 모처럼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기량을 뽐냈다.
협회의 갑작스런 유관중 결정 발표와 쌀쌀한 가을 날씨, 관중 동원이 쉽지 않은 평일 월요일 오후 경기였음에도 이날 경기가 열린 고양종합운동장에는 2075명의 많은 관중이 들어차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좀처럼 50명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이번 1단계 완화 조치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질 않고 있다. 특히 프로스포츠의 경우 섣불리 관중을 받았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면 정부의 이번 결정이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프로스포츠 유관중 경기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관람객들 대부분이 관중석에 거리두기를 철저히 유지하며 차분하게 경기를 관람했다.
직관에 목이 말랐을 팬들이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전광판에 안내된 경기관람 수칙을 준수하며 축구를 즐겼다. 애국가가 울렸지만 경기장은 고요했다. 경기장이 조용하자 오히려 전광판에 ‘박수는 크게 쳐도 된다’는 안내 문구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이날 직관에 나선 팬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그렇다고 해서 응원의 힘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입장하자 각자 준비해 온 응원 피켓을 들어보였다. 전광판을 통해 공개 된 “보고 싶었어요” 피켓은 그간 팬들이 얼마나 축구에 목말랐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육성 응원 금지로 공허했던 경기장은 박수소리가 채웠다. 1차전서 접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한 양 팀 선수들은 이날 승부를 내기 위해 경기장에서 사력을 다했다.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오~’하는 감탄사와 함께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
모처럼 관중들 앞에서 그라운드를 밟게 된 선수들도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전반적으로 벤투호가 경기를 주도한 가운데 김학범호 선수들도 투지를 보이며 형들에 맞섰다.
쌀쌀한 날씨 속 어렵게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오자 양 팀 선수들은 몸을 던지는 등 승부욕을 발휘하며 성원에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