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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유행은 돌아오는 거”라지만…실적 없는 리부트 예능 어쩌나


입력 2020.10.16 00:01 수정 2020.10.15 23:3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tvN

‘유행은 돌도 돈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과거의 패션이 유행하고, 90년대를 풍미했던 콘텐츠들이 현재 방송가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가수들도 저마다 ‘레트로 콘셉트’를 내세워 활동한다. 그 당시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추억’을,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신선함’을 제공하면서 재미를 유발하는 셈이다.


최근 예능가에서도 ‘리부트’(재시동) 예능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과거에 유행했거나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을 리부트 형식으로 다시 만들어 방영하는 것인데, 오랜 기간 방송가에서 활용되고 있는 ‘레트로 열풍’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예능들이 성적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부진하다는 것이다.


tvN은 개국 공신이기도 한 ‘롤러코스터’를 지난 6일 ‘롤러코스터 리부트’로 되살렸다. 코너 ‘모두의 탐구생활’은 지난 시즌 ‘남녀탐구생활’을 그대로 가져오는 대신, 남녀를 떠나 보다 폭넓은 대상을 아우르고 있다고 설명이다. 또 육아 생활을 짧은 드라마로 보여주는 ‘육아공화국’ 코너에서서는 육아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진 2020 트렌드를 반영하고, ‘가족의 초상’은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는 요즘 시청자들을 잡겠다는 각오다.


연출을 맡은 권성욱 PD는 “원조의 DNA를 그대로 살려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가미했다”면서 “기존에 사랑해주셨던 ‘롤러코스터’의 핵심 재미 요소에 변화한 시대상과 트렌드를 반영해 더욱 신선하고 새로운 즐거움을 더한 콘텐츠로 공감, 웃음, 몰입도를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tvN은 ‘롤러코스터 리부트’에 이어 ‘세 얼간이’도 23일 첫 방송한다. 생방송 버라이어티, 시청자 문자 참여, 푸짐한 경품을 내세우면서 지금의 언택트·홈라이프 트렌드를 반영하겠다는 의도다. 이 프로그램 역시 지난 시즌 시청자들의 큰 반응을 이끌었던 요소들은 살리면서도 트렌드에 맞게 진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안타깝게도 먼저 방송을 시작한 ‘롤러코스터 리부트’에 대한 반응은 그리 성공적이진 못하다. 첫 방송인 6일은 시청률 1.8%(닐슨코리아 기준)에 그쳤고, 13일은 첫 방송보다도 0.8% 포인트 하락한 1.1% 수준에 머물러야 했다. 일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당시의 재미를 기대했던 이들의 실망스러운 반응이 주를 이뤘다.


리부트 형식을 띄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롤러코스터 리부트’ 이전부터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진 못하고 있었다. 한 때 시청률 30%를 넘나들었던 ‘TV는 사랑을 싣고’는 올해 6월 잠정 휴식에 들어간지 3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지만 3%대의 시청률을 보이는 등 큰 화제를 일으키는 데는 실패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요톱10’의 10대 버전의 리부트 예능 ‘전교톱10’도 10월부터 방송을 시작했지만, 3%의 벽을 넘진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예전 작품을 베끼는 것만으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치들이다. 방송가에서 ‘복고 열풍’ ‘레트로 열풍’이 화제가 된 것은 옛 작품을 기본 틀로 해서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하면서 가능했다. 그 당시의 출연진을 내세우고, 그 당시 유행했던 형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으로 그친다면 지금의 시청자들을 잡기엔 역부족이다. 또 단편적으로 옛 것에 트렌드만 입힌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의 시청층을 분석하고, 이들이 어떤 콘텐츠에 열광하는 것인지을 파악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성공의 필수 요소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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