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문화재단·충무아트센터·서울예술단 등 신인 창작자 발굴에 총력
올해 공연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공연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많은 뮤지컬이 개막을 미루거나, 조기 폐막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힘겹게 공연을 올린다 하더라도, 거리두기 좌석제를 시행함에 따라 전체 좌석의 반절가량 밖에 가용하지 못하면서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뮤지컬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쇼 머스트 고 온’(Show must go o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꾸준히 공연을 올려왔다. 리딩공연의 활성화도, 이런 노력 중에 하나다. “위기를 극복하는 정공법은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라는 기조로 지난 10년간 리딩 공연을 이어온 CJ문화재단에 이어 서울예술단, 충무아트센터 등도 리딩공연에 힘을 쏟았다.
리딩공연의 선두에 있는 CJ문화재단은 10월 26일부터 4주간 매주 월요일마다 CJ아지트 대학로에서 2020 스테이지업 선정 창작뮤지컬 ‘세인트 소피아’ ‘홍인대’ ‘엄마는 열여섯’ ‘라흐헤스트’ 등 4편의 리딩공연을 개최한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진행된 스테이지업 공모에서 최종 지원작으로 선발된 네 작품에 대해 5개월 동안 현직 전문가 8인이 팀 별 맞춤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작품 개발을 돕는 식이다. 멘토로 참여한 연출과 음악감독은 리딩공연까지 한 팀으로 작업한다. 실제로 이 사업을 통해 ‘여신님이 보고 계셔’ ‘풍월주’ 등의 걸출한 창작뮤지컬이 탄생했다.
이에 따라 10월 26일에는 도스토에프스키의 고전 ‘죄와 벌’을 재해석한 ‘세인트 소피아’(양소연 작가, 이승현 작곡가), 11월 2일에는 조선왕조실록 중 ‘세자 양녕대군이 궁궐 밖에서 연희패와 만났다’는 한 줄에서 이야기의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픽션사극 ‘홍인대’(송현범 작가, 김주현 작곡가)가 무대에 오른다. 또 11월 9일에는 뮤지컬 ‘엄마는 열여섯’(유아라 작가, 정경인 작곡가), 11월 16일에는 ‘라흐헤스트’(김한솔 작가, 문혜성/정혜지 작곡가)가 공연된다.
CJ문화재단 뿐만 아니라 충무아트센터도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사업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2020’을 통해 신인 창작자 발굴에 힘쓰고 있다. 이 사업으로 충무아트센터는 총 6개의 팀을 선정해 지난 9월 28일 리딩 공연을 선보였다. 심사를 통해 최종 2개 팀은 2021년 1월 충무아트센터에서 쇼케이스를 갖는다.
서울예술단도 코로나19로 위축된 창작공연의 활성화를 위해 ‘창작가무극 콘텐츠 공모’와 ‘청년예술가 웹뮤지컬 창작콘텐츠 공모’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창작가무극 콘텐츠 공모’는 선정된 작품에 대해 내년 1월 리딩공연 형식의 발표회 기회를 주고, 서울예술단 및 민간 제작사의 제작으로까지 연계할 예정이다. 또 선정작들에 대해서는 극작가 1500만원, 작곡가 1500만원의 창작지원금도 주어진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다양한 문화 장르와 전문 집단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는 ‘종합예술’ 뮤지컬은 공연 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런 뮤지컬의 시작은 결국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인 창작자”라며 “지금처럼 시장이 어려우면 창작 활동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하는 정공법은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