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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디데이...단기 조정 압박 가능성, 중장기 모멘텀은 긍정적


입력 2020.11.03 05:00 수정 2020.11.02 17:1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대선 불복·상원 결과 증시 변동성 높일 것”...“누가 돼도 재정정책 확대”

“트럼프 재선 시 국내 IT주 반사이익...바이든 대선 공약 그린 테마 주목”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미 대선 최종 토론을 하고 있다.ⓒAP/뉴시스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국내 증시 향방이 연말 증권가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전망이다. 미국 대선 이벤트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당선 결과와 관계없이 향후 미국의 경기부양에 따른 상승 랠리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기대가 맞서는 분위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01포인트(1.46%) 오른 2300.16에, 코스닥은 10.30포인트(1.30%) 상승한 802.95에 각각 마감했다. 지난주 급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대선으로 증시 변동성은 커진 상태다. 미국 대선 투표는 우리 시간으로 3일 오후 2시, 미국 시간으로는 3일 0시에 공식 개시된다. 최근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샤이 트럼프(지지의사를 밝히지 않은 트럼프 지지자)’가 막판 돌풍을 일으킬 지가 관건이다.


증권가에선 다음 달까지 미국의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장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일 경우 우편 투표의 불법성을 부각시켜 승리 선언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그동안 우편 투표의 불법·부정선거를 이유로 불복을 시사해 왔다.


“우편 투표 리스크, 지수 조정 폭 커질 수도”


지난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불복 이슈가 불거졌을 당시 IT 버블로 조정을 받아온 코스닥은 16%, 코스피는 8% 넘게 하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편 투표를 둘러싼 이슈가 부각될 경우 대법원 판결까지 약 한 달 동안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의회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민주당이 양원을 독식하는 시나리오와 현재 구도처럼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나눠 갖는 시나리오가 있다. 서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미 대선 이후 대규모 부양책”이라며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시장의 기대와 달리 추가 부양책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수 있는데, 이 또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달 한국 증시 매출 출회 가능성이 높아지며 코스피 지수가 2150~2350의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선 시나리오보다 대선 전후의 경기 여건이 핵심이란 의견도 잇따른다. 결과 확정까지 혼란을 겪을 수도 있지만 누가 당선되든 대선 이후 정부 지출 확대로 금리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증시도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속도와 폭은 대통령과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트럼프 당선·상원 공화당·하원 민주당, 바이든 당선·상원 공화당·하원 민주당의 시나리오 순서로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선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 반응 정도는 다를 수 있으나 방향은 명확해 보이는데 백신개발 전까지 정부 주도로 추가·확장적 재정정책은 유입되고 금리는 오를 것”이라며 “단기간 불확실성으로 주가와 금리가 하락할 경우 채권은 매도 기회, 주식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IT주·바이든 그린 테마주 수혜”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인프라 투자 기대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섹터는 철강과 반도체, 에너지화학이었다. 증권가는 중국 수요와 관련이 높은 철강·화학 등 업종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시 주도주로 떠오른 인터넷·플랫폼·바이오 업체들의 경우, 가격 부담과 함께 내년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해진 상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에서도 인터넷·플랫폼·바이오 업체들 주가가 하락했지만 유동성 확대 기대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면서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한국에선 반도체 섹터도 강했는데 2017년 반도체 호황 기대가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아시아와 내수 업종이 낫다”고 했다.


시나리오별 수혜 업종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미국 감세와 IT 기업규제 부담 완화로 주식시장 강세 동력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한국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 속에 IT 주도의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재선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경우 중국 IT 기업 제재는 한국 IT기업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고,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증세와 IT기업규제 강화 부담은 상당 기간 동안 미국에 국한된 이슈일 가능성이 높아 미국 성장을 저해하며 달러 약세 속도를 자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약달러 과정에서 펀더멘털 동력과 안정성을 확보한 한국 증시가 주목받을 전망”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신재생 청정에너지 정책을 강조하고 있어 국내 관련 종목의 수혜가 점쳐진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기부양이 재정정책에 달려있다는 측면에서 정책 민감주인 그린 테마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국면의 지속성이 재정정책의 시행여부에 달려 있다면 향후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주는 정책 민감주”라며 “이에 해당되는 산업이 그린 테마로, 바이든 대선 공약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섹터의 비중확대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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