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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文, 정권 이익 위해 바이든에 왜곡된 정보 전달 안돼”


입력 2020.11.09 09:42 수정 2020.11.09 09:43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한미관계 낙관 못해…첫 인상과 인식 중요

정권 희망사항 전체 국민 뜻으로 포장 안돼

미국 대선 동안 우리 정치도 시궁창 빠졌다

文정권, 독재정권 초기 단계…유사 독재정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정권의 이익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인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방위비 협상을 비롯한 한미 간의 산적한 현안이 조속히 해결되고, 흔들리고 약해진 한미동맹도 굳건히 복원되길 기대한다"며 "바이든 후보의 역전 승리는 문재인 정부를 적지 않게 당혹스럽게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안 대표는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정치적 이해관계나 선호를 떠나 절제된 표현과 행동으로 오직 대한민국의 이익과 동맹전략의 강화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첫 인상과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바이든 당선자가 대통령으로서 갖게 되는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은 다를 수 있다"며 "당선자 시기에 객관적 정보를 전달하고, 우리 정책·노선과 미국 신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조화시키기 위한 작업을 제대로 해 놓지 않으면 앞으로의 한미관계를 낙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 당국을 향해 안 대표는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정권의 이익을 위해 당선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된다"며 "정권의 희망 사항을 마치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뜻인 것처럼 표명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안 대표는 "혼담이 오가는 두 가문이 서로 상대를 잘 알고 있는데, 중매쟁이가 농간을 부린다면 돌아오는 건 술 석 잔이 아니라 뺨 석 대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북핵 문제의 당사자로서 냉정한 현실 인식 속에서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판단에 입각해 대한민국 국민의 생각을 전달해달라"고 촉구했다.


국내 정치 문제를 언급하며 안 대표는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 정치의 병은 더 깊어졌다"며 "도널드 트럼프와 바이든 두 후보의 진흙탕 선거전을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사이 대한민국은 진흙탕보다 더한 시궁창으로 빠져들었다"고 돌아봤다.


안 대표는 "바이든 후보가 선거승리 일성으로 치유와 통합을 이야기하고, 그의 당선으로 세계 많은 나라들이 다원주의 복원과 미국 민주주의와 보편성의 회복·증오와 갈등의 종식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변화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형편을 보면 참으로 답답하고 암울하기 짝이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다시 한번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며 "과연 정부여당은 정책 결정과 집행의 정당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있는가,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라도 갖고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안 대표는 "제가 느끼고 국민들이 보고 계시듯, 지금 정부여당의 행태는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몰고 가고 있다"며 "추미애 법무장관의 감정에 치우친 감찰권 남용과 보복성 특활비 조사지시는 한 마디로 직권남용이고 권력의 사유화"라고 꼬집었다.


추 장관의 행보를 두고 안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찍어내기 명분 쌓기용'으로 표현하며 "만일 법무부의 수장으로 증빙서류 없는 예산사용을 바로잡겠다는 순수한 의지의 표명이라면, 장관 특활비부터 당당하게 공개하는 것이 먼저 아닌가,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찾아다니니 누가 공감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경제성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안 대표는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진 무려 444건에 달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탈원전 증거서류 인멸은 공직기강 파괴를 넘어 국정농단”이라며 “건국 이래 한 번도 보지 못한, 조직범죄 형태의 새로운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나선 검찰을 비난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안 대표는 “이 대표는 비리 옹호자인가”라며 “자격 없는 최서원(최순실)이 국정에 관여했다고 분노했던 분들이 공무원과 그 윗선의 이런 범죄는 왜 싸고도는가, 도둑이 훔쳐 가는 건 나쁜 짓이지만 국민의 머슴이 국민을 속이고 나라 재산을 축내는 건 괜찮은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민주주의 파괴는 제도적 권력을 남용하고, 정치적 반대세력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권은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사정기관을 사병화하고, 감사원을 무력화하고, 의회를 통법부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려는 것으로, 지금 문 정권의 모습은 한마디로 독재정권의 초기 단계이자 유사 독재정권의 모습”이라고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의 공정과 정의는 권력자들의 특권과 반칙에 쓰러졌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와 법치는 ‘떼법’과 ‘양념’에 굴복한 것처럼 보인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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