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의 PO 1~2차전 내주며 탈락 위기
가을 야구 첫 참가팀들 대부분 고전한 모습
이제 한 번만 더 패하면 그대로 올 시즌을 마감하는 KT 위즈가 뒤를 돌아보지 않는 총력전에 나선다.
KT는 12일 고척스카이돔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앞선 1~2차전을 모두 내준 KT는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이강철 감독은 반전을 위해 지난 1차전서 구원 투수로 등장했던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로 내세운다.
KT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하게 되는 이른바 ‘리버스 스윕’의 확률은 고작 12.5%에 불과하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역대 플레이오프서 1~2차전을 승리한 16팀 중 무려 14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반전은 단 두 차례(1996년 현대, 2009년 SK)에 불과했다.
KT가 이번 시리즈서 일방적으로 몰리는 이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포스트시즌 ‘첫 참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상위팀들만이 진출하는 ‘가을 야구’는 단기전의 특성상 정규 시즌과 전혀 다른 경기 운영이 펼쳐진다.
특히 팬들과 미디어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받게 되는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로 가을 야구에 첫 참가를 하거나 오랜 만에 포스트시즌에 등장한 팀들의 대부분은 이와 같은 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어이없는 실책, 갑작스러운 타격 부진, 투수들의 조기 강판 등이 대표적이다.
1988년 빙그레(현 한화)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을 첫 경험했던 팀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조기에 탈락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1996년 쌍방울은 정규 시즌 2위에 올랐으나 플레이오프서 현대를 맞아 2승 후 3연패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첫 리버스 스윕의 제물이 됐고 2013년 넥센(현 키움), 2014년 NC도 첫 출전서 ‘광탈’을 피하지 못했다.
깊은 침체기에 빠져 5년 이상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팀들도 오랜만의 포스트시즌서 허둥지둥 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2008년 전국에 야구 열풍을 일으켰던 롯데는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서 3전 전패로 물러났고 2013년 LG, 2016년 KIA, 그리고 2018년 한화 역시 낯선 큰 무대 공포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1986년 창단해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1988년 빙그레는 플레이오프서 삼성을 3전 전승으로 물리쳤고, 2003년 SK는 준PO, PO를 모두 전승으로 통과한 뒤 한국시리즈서 최종 7차전까지 가는 저력을 선보였다.
2015년 1군에 첫 진입해 5년 만에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은 KT가 어떤 역사를 쓰게 될지, 운명의 3차전이 열릴 고척돔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