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3위 득표, 마에다와 총점서 2배 차이
올 시즌 만난 상대팀 비교하면 무게감 확 달라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의 2년 연속 사이영상 투표 2위가 무산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닷컴)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선정한 2020 메이저리그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그 결과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예상대로 클리블랜드의 셰인 비버가 만장일치(30표)로 1위표를 받으며 생애 첫 사이영상을 받았다.
역대 사이영상 투표에서 만장일치 수상은 데니 맥레인(1968년), 론 거드리(1978년), 로저 클레멘스(1986, 1998), 페드로 마르티네스(1999, 2000), 요한 산타나(2004, 2006), 저스틴 벌랜더(2011) 이후 이번이 7번째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가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를 제치고 수상자로 호명됐다. 바우어는 1위표 27장, 2위표 3장 등 총점 201점을 얻은 반면, 다르빗슈는 1위표 3장, 2위표 24장, 3위표 2장 등 총점 123점으로 크게 밀렸다.
관심을 모았던 토론토 류현진은 2위표 4장, 3위표 7장 등 총점 51점을 획득하며 아메리칸리그 3위에 올랐다. 류현진 바로 위에 위치한 2위는 지난해까지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먿었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미네소타)로 2위표 18장, 3위표 4장 등 총점 92점을 얻었다.
두 선수의 순위는 물론 점수 차가 2배 가까이 벌어진 점 역시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12경기에 출전해 67이닝을 소화했고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탈삼진 72개를 기록했다. 11경기서 66.2이닝을 던진 마에다는 6승 1패 평균자책점 2.70 탈삼진 80개의 성적표를 받았다.
클래식 지표만 놓고 보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선수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에서는 류현진이 ‘베이스볼 레퍼런스’(bWAR)에서 3.0, 마에다는 1.6에 불과했다. 공신력을 갖춘 또 다른 사이트인 ‘팬 그래프’(fWAR)에서는 마에다가 2.1로 류현진(1.9)에 소폭 앞선 정도였다.
이쯤 되면 올 시즌 누가 더 우위에 있는 투수인지 명확히 드러나는 셈이다.
류현진이 마에다보다 뛰어났다는 지표는 또 있다. 바로 등판일지다. 류현진은 그 험난하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서 가장 빼어난 투구를 펼친 투수였다.
특히 류현진은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탬파베이와 두 차례 만났고,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뉴욕 양키스전에서도 2번 출격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또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2위에 올랐던 애틀랜타, 마이애미전에서도 난공불락에 가까운 투구로 어려운 상대일수록 힘을 낸다는 점을 입증했다.
강팀들이 즐비한 동부지구와 달리 중부지구 소속의 마에다는 훨씬 수월한 상대들만 골라 만났다.
마에다는 클리블랜드, 시카고 화이트삭스, 밀워키 등 포스트시즌 진출 3팀과 7번 마주했는데 이들 모두 이번 가을야구서 조기 탈락, 류현진과 마주했던 상대들에 비해 무게감이 훨씬 떨어졌다. 심지어 마에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상위팀이었던 세인트루이스, 시카고 컵스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한편, 메이저리그 사이영상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30명의 투표로 선정된다. 1위표 7점, 2위표 4점, 3위표 3점, 4위표 2점, 5위표 1점씩 주어지며 이를 합산한 점수로 수상자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