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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태양?…트럼프·바이든의 참배 '메시지'


입력 2020.11.12 14:36 수정 2020.11.12 14:3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트럼프, 대선 이후 첫 공개행보로

'충성파' 국방부 관리들과 국립묘지 찾아

바이든,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

'동맹 중시' 기조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자료사진). ⓒAP/뉴시스

1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각각 참배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 의지를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첫 대외 활동으로 참배를 택한 것은 참전용사를 기리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느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州)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그는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2016년 재향군인의 날에는 외부 일정을 생략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랑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우산을 쓰지 않고 경례한 뒤 별도 연설이나 코멘트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번 참배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후 가진 첫 외부활동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무엇보다 국방부 주요 인사들을 충성파로 채운 뒤 국립묘지를 찾았다는 점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국방장관 대행을 맡은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장 등 국방부 인사들을 대동했다.


이날 미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향후 법적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NN은 대통령 보좌관 및 측근들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법적 시도와 관련해 비관적 관측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관계자는 이번 소송전이 연임을 위해서라기보다 정치적 활동에 가깝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진 뒤 지속적으로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희생 참전 군인들을 참배하고 있다. ⓒAP/뉴시스
바이든, 차기 대통령 입지 다지기
540명 규모 '정권 이양팀' 구성


바이든 당선인은 같은날 대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헌화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후보의 고향이며,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과도 가깝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아 15분간 머물렀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번 행보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를 앞두고 이뤄졌다.


바이든 당선인이 우방국 정상과 잇따라 통화하며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가운데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한 것은 동맹복원 기조를 재확인하며 차기 대통령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행사와 관련해 공식 발언이나 기자들과의 문답을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별도 성명에서 "차기 대통령으로서 미국민이 내게 부여한 명예와 책임감을 막중하게 느낀다"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모든 퇴역 장병들은 내가 당신의 희생을 존중하고, 당신의 헌신을 이해하며, 당신이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싸운 가치를 절대 배반하지 않는 최고통수권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전사자를 '루저(loser)'라고 언급했던 것을 겨냥해 군인 예우를 강조하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 측은 이날 정권 이양 작업을 위한 '기관 검토팀(Agency Review Teams)'을 발족했다.


약 540명의 위원들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수위원장을 맡은 테드 코프먼 전 상원의원은 인수위가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코로나19 대유행 △경제회복 △인종평등 △기후변화 등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정권 이양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만큼, 해당 조직은 각 부처별 전직 고위관리들과 접촉해 정권 이양에 대한 사전 정지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질 여사와 함께 11일(현지시각)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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