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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발 '냉온탕' 헬스케어주...체력 키운 종목 솎아라


입력 2020.11.13 05:00 수정 2020.11.12 16:1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8% 내린 엔투텍, 다음날 모더나 발표에 ‘上’...씨젠 5거래일간 20%↓

“바이러스 종식보단 저평가 실적주...CMO업체·바이시밀러 수혜 예상”

미국 화이자제약에 이어 모더나도 코로나19 관련 임상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헬스케어 업종 주가가 연일 요동치고 있다.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본사.ⓒAP/뉴시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헬스케어 관련주가 급등한 가운데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관련 발표로 섹터 내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대다수의 종목들이 실적과 기업가치가 아닌 해당 이슈에 따라 요동치며 주가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백신 개발 이후 바이러스 종식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익 체력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파미셀은 전장 대비 7.22% 오른 2만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21.40% 오른 1390원, 엔투텍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5850원에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시장에서 ‘모더나 관련주’로 분류돼 있다. 화이자에 이어 또 다른 미국의 백신 제조업체인 모더나가 이달 말 코로나19 백신의 첫 번째 효능 분석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수혜를 입은 것이다. 앞서 모더나의 경쟁사인 화이자는 지난 9일 독일 바이오엔텍과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지난 11일 주가가 8% 넘게 하락한 엔투텍은 모더나의 발표에 따라 이날 다시 상한가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부광약품(0.85%)은 소폭 상승했고 신풍제약(-14.98%)은 급락했다. 이들 종목은 화이자 백신 효능 발표 이후 국내 관련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은 화이자 발표에도 11일 7.23% 오른 데 이어 이날은 1.52% 내린 29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0.74% 하락한 9만4300원에, 셀트리온제약은 3.41% 내린 12만4800원을 기록했다. 이들 종목도 11일 각각 5.20%, 15.15%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제넥신은 2.02% 오른 10만6100원에, 진원생명과학은 3.24% 내린 2만6850원을 기록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제넥신 주가는 9~10일 이틀에 걸쳐 17% 넘게 빠진 뒤 11일 한 언론매체를 통해 내년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승 반전했다.


특히 주가 충격이 가장 컸던 업체는 진단키트 생산업체들로 이날도 씨젠은 2.21% 하락한 22만5700원으로 마감했다. 3분기 역대 최대 실적 발표에 힘입어 장초반 6%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씨젠 주가는 최근 5거래일 간 20.9% 내려앉았다. 진단키트주인 휴마시스(-4.83%), 랩지노믹스(-1.41%) 등도 전날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약세를 나타냈다.


당분간 코로나19 관련 임상 소식에 따라 헬스케어 섹터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의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어 관련 이슈에 따라 주가 희비도 지속적으로 엇갈릴 전망이다. 다만 화이자 백신 효력의 지속 기간과 백신 보관·운반 문제가 제기되는 등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2차 재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백신의 최종 승인과 배포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신중론이 고개를 든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진단키트 업체들의 호실적과 수요 증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신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최근 씨젠 주가는 크게 조정 받았고 내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0배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러스 종식이라는 뜬구름보다는 현재 10배도 못 받고 있는 저평가 실적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진단키트 수요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는데 북반구에 겨울이 시작돼 독감 위험성이 높아지며 독감·코로나를 동시에 진단해 구분하는 키트도 준비됐다”면서 “코로나 치료제가 출시되더라도 치료제 사용 전 의심환자에 대한 진단이 필요해 당분간 진단키트의 사용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질수록 위탁생산(CMO)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른다. 현재 관련 제약사들은 다른 경쟁사보다 생산 시설을 먼저 선점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져 임상 진행과 동시에 생산 시설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CMO 업체들의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 어지러운 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4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체, 중장기적인 펀더멘털이 긍정적인 종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전국민건강보험법(ACA·오바마케어) 추진에 따라 바이오시밀러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에 대한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했고 고객사들의 임상 진행단계에 따라 계약금이 충분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임상 진행이 매우 순조로우며 본업 또한 턴어라운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 1상을 개시하며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면서 “실적, 연구개발, 코로나19 치료제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인들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어 장기적인 주가 우상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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