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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증시 끝없는 머니무브…예·적금 중도해지 60조 돌파


입력 2020.11.18 06:00 수정 2020.11.17 15:41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5대 은행 10월까지 누적 해지금액 60조5623억원…전년比 8%↑

코로나19로 생활자금 수요도…“당분간 자금 이탈 가시화” 전망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중도해지금액이 60조원을 돌파했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올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중도해지액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금리로 예·적금이 매력을 잃자 증시와 부동산에 투자하는 ‘머니무브(쩐의 대이동)’가 가속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생활비로 활용하려는 생계형 해약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만큼 자금 이탈 움직임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1월부터 10월까지 예·적금 누적 중도해지금액은 60조562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5조9524억원) 대비 8.2% 증가한 수준이다.


월별로 보면 1월 5조7510억원이었던 예·적금 중도해지액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3월 7조8387억원으로 절정에 달했다가 4월(5조5666억원), 5월(4조9035억원) 줄어들더니 6월(6조4523억원), 8월(6조5255억원) 다시 확대됐다.


해지건수도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442만6743건에서 459건5755건으로 3.8% 늘었다.


예·적금 해지액과 해지건수가 늘어난 이유는 제로금리 속 주식·부동산 광풍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우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예·적금 금리가 0%대에 접어들면서 매력이 크게 떨어지자 주식과 부동산 시장 등으로 자금을 이동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부의 부동산 대책 후폭풍으로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3457건으로 9월 거래량 3770건에 육박했다. 아직 신고기한(30일)이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면 10월 거래량은 9월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임대차법으로 인해 전세 매물도 품귀 현상이 몇 달째 계속되며 전셋값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또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폭증했고 하반기에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연이은 대형 기업공개(IPO)로 열기가 뜨거웠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줬다.


문제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와 정책 기대감에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 등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예·적금 이탈 움직임이 연말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수금을 늘려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해왔던 은행들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가뜩이나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도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요구불예금 잔액은 529조7283억원으로 전월(552조5864억원) 대비 2조8581억원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와 주식·부동산 시장 열풍 등이 맞물리면서 예적금을 중도해지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 같다”며 “연말을 맞아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뭉칫돈이 계속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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