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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업자 탄생에 LCC간 합종연횡 활발해지나


입력 2020.11.18 15:59 수정 2020.11.18 16:0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사 통합으로 메가 LCC 탄생 예고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생존 위기감 고조로 행동 나설지 주목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두 대형 항공사간 인수합병(M&A)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 나비효과를 미치고 있다. 양사 자회사인 진에어(대한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이상 아시아나항공) 등 3개 LCC 자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초대형 LCC 탄생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기존 LCC 강자들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진 상황으로 합종연횡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국내를 넘어 동북아 최대 LCC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주항공·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플라이강원 등 나머지 4개사는 향후 시장 판도 변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3사 합병시 국내 넘어 아시아 제 2의 LCC로 부상


3사가 합쳐지면 우선 시장 판도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한국항공협회 기준)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이 14.8%로 에어부산(13.2%)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3사가 합쳐지면 진에어(10.8%)와 에어서울(0.3%) 등이 더해져 단순 합계로는 24.3%까지 올라가며 제주항공을 약 10%포인트 차로 제치고 큰 우위를 점하게 된다.


국제선에서도 진에어(5.6%)·에어부산(3.8%)·에어서울(2%) 등 3사 점유율이 11.4%로 제주항공(9.3%)보다 많아지게 된다.


규모면에서도 다른 LCC들을 압도하게 된다. 3사가 합쳐지면 보유 항공기(지난해 말 기준)는 59대, 종업원은 3024명으로 제주항공(항공기 45대·종업원 2488명)을 앞서게 된다.


합병 과정에서 일부 조정이 있을수는 있지만 명실상부한 LCC업계 1위 사업자로 등극하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국내를 넘어 동북아 최대, 아시아 전체에서도 에어아시아에 이은 제 2의 LCC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사업자 등장으로 그동안 난립 양상을 보여온 LCC 시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항공산업의 특성상, 대형 사업자는 비용 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어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항공기 운용과 노선망 연결 등 서비스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정비와 부품수급, 직원 교육훈련 등에서도 매우 유리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기존 LCC 사업자들에게는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있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황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자료사진) ⓒ픽사베이제

◆ 경영난 속 해법 모색 LCC...업계 재편 속도 '주목'


이 때문에 기존 LCC들은 3사 합병이 가져올 판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해법을 모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경영과 재무구조가 악화될대로 악화된 터라 보폭이 제한적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속되는 적자에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 여파도 남아있고 티웨이항공은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M&A 무산 이후 재매각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강원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출범한 플라이강원은 사실상 휴업 상태로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고 에어프레미아도 취항 전부터 직원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등 후발주자들도 상황이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사업자 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LCC들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재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당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이 심각하지만 향후 시장 회복에 대비해 놓지 않으면 시장에서 그대로 도태될 수 있는 위기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사업자 등장에 그냥 손을 놓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반등이 아니라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재 LCC 1위 사업자인 제주항공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 바 있고 그 과정에서 자금 동원력도 입증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LCC 1위 사업자로 이스타항공 M&A를 통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항공업계 3강 구도를 형성하려고 했던 계획이 무산된데다 대형 LCC 탄생으로 이제는 업계 2위로 밀릴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사업자의 등장은 그동안 난립 구도로 출혈졍쟁이 심했던 LCC 시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항공산업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에 대응해야 하는 항공사들로서는 생존의 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LCC 시장이 규모에 비해 업체 수가 너무 많은 난립 구도로 출혈 경쟁과 실적 악화가 이어져 왔던 터라 업계 재편은 시기의 문제였을뿐이라고 강조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기는 했지만 이전부터 체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졌던 터라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3사 통합으로 LCC 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터진 만큼 어느 LCC도 업계 재편의 물결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경영난으로 인한 자금 동원력이 M&A의 변수로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업체들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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