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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 노리는 롯데케미칼, 김교현號 순항 예고


입력 2020.11.24 06:00 수정 2020.11.24 17:1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롯데지주 이사회서 김교현 사장 재신임 여부 '관심'

김 사장, 코로나19 극복 및 신사업 드라이브 속도낼 듯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롯데케미칼

롯데그룹의 임원 정기 인사가 이번주로 예고된 가운데 화학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교현BU장(사장)이 재신임을 받을 지 주목된다.


올해 1분기 적자를 본 롯데케미칼은 유가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스페셜티'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중이며, 국내외 기업들과의 합작회사 설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마주한 현안들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김교현 사장이 역할을 더 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번주 내로 정기 임원인사를 시행한다. 통상 롯데지주 이사회 직후 인사를 발표하는 수순이다. 롯데그룹은 통상 12월에 정기 인사를 시행해왔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내외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올해 인사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사에선 코로나19 극복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인사에 초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그룹 주요 부문(BU)에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화학 부문에선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고 있는 김교현 사장의 재신임 여부가 관심사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화재사고 및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1분기 8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바 있다. 2분기엔 329억원, 3분기엔 1939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연간 기준으로 작년(1조1073억원) 수준의 절반도 달성하기 힘들다.


그간 롯데케미칼은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전략을 주로 구사해왔다. 본업에 충실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범용 제품군 가격도 미끄러졌고 롯데케미칼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최근 들어 롯데케미칼은 사업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분리막'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6일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분리막 판매량은 연 4000t, 매출액 100억원 정도이나 2025년까지 10만t, 20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설비 투자가 현재 진행중으로, 내년 상반기부터는 글로벌 시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합작회사 설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대산 HPC(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곳에선 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중질유 등 값싼 석유 부산물로 플라스틱·합성고무 원료인 폴리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다. 저렴한 원료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수익성 제고가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의 롯데케미칼 투자액은 2960억원으로, 지분율은 40%다.


롯데케미칼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대산공장 정상화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나프타분해설비(NCC)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약 2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롯데케미칼은 연내 재가동되면 내년부터 기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이처럼 롯데케미칼은 올해 화재 및 코로나19 악재를 유연하게 극복하면서 동시에 추진중인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화학 분야에 다방면의 경험을 갖고 있는 김 사장의 역할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사장은 1984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해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정통 '화학맨'이다.


말레이시아 화학사인 LC타이탄 인수와 실적 개선으로 2014년 타이탄 대표에 올랐고 이후 2017년엔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부터 롯데그룹 화학부문 BU장 겸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고 있다.


그룹 인사를 앞두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찾은 것도 김 사장의 향후 행보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중순 일본에서 귀국 후 첫 번째로 울산공장을 찾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고부가가치 소재 분야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이 자리엔 김 사장과 정경문 롯데정밀화학 대표 등이 함께했다.


롯데케미칼은 특히 '사업의 친환경성'을 주요 경영화두로 두고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PCM 소재와 재활용 제품군 개발, 탄소·해양 폐기물 저감 제품 개발 및 향균·항바이러스 소재 브랜드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신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ESG경영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김 사장이 롯데케미칼의 체질변화에 보다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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