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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척급 IPO도 연속 흥행...유동성 업고 연말 질주 예감


입력 2020.11.24 05:00 수정 2020.11.25 17:18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티앤엘·하나기술 등 공모청약 100대 1 넘겨...고바이오랩 공모가 대비 200%↑

증시 랠리에 투자자 예탁금 65조 돌파...불어난 투자자금 다시 공모시장으로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왼쪽)과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 지난12일 오전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 로비에서 열린 교촌에프앤비가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국내 증시가 랠리를 펼치면서 준척급 기업공개(IPO) 시장도 활기를 띤 가운데 시중 유동성이 남은 공모주 투자로 향할지 주목된다. 앞서 빅히트 이후 IPO 기대감이 한풀 꺾일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이달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기업들이 잇따른 흥행을 기록하며 투자 분위기를 환기시켰다는 평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네패스아크는 전장 대비 7.40% 상승한 4만5000원, 고바이오랩도 18.42% 급등한 4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네패스아크와 고바이오랩은 각각 지난 17일과 1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들이다. 지난 20일 코스닥 상장한 티앤엘도 9.81상승한 5만9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네패스아크와 고바이오랩 주가는 공모가 대비 각각 69.8%, 200% 뛰었고 티앤엘은 64.7% 오른 상태다.


이달 공모주 청약에 나선 기업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규 상장 기업 이후 주가 급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티앤엘은 지난 12~13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결과 경쟁률이 1109.19대 1로 집계됐다. 티앤엘 외에도 교촌에프앤비(1318대 1), 하나기술(1802대 1), 제일전기공업(1196대 1)도 1000대 1을 넘겼다. 이달 공모 청약 진행 기업 중 500대 1을 넘어서지 못한 건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가 유일하다.


고바이오랩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64.33대 1로 집계됐지만 청약 경쟁률 566.54대 1로 선방했다. 네패스아크도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707대 1에서 청약 경쟁률은 830대 1을 기록했다. 고바이오랩과 네패스아크는 각각 5조1490억원, 1조4600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교촌에프앤비(9조4047억원)와 티앤앨(3조1945억원), 오는 25일과 26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하나기술(5조459억원)과 제일전기공업(6조8828억원)도 순조롭게 청약을 마무리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빅히트를 끝으로 대형 IPO 이벤트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달 준척급 기업들이 잇따라 일반 청약에서 흥행하며 시중 유동성과 함께 개선된 투자심리를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향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투자 리스크가 낮은 공모주 청약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3조4056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대기 중인 자금으로, 지난 18일에는 65조1359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 9월 4일(63조2581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 초 30조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반등과 IPO 참여 수요에 따라 급증했다. 지난달 이후 대어급 IPO의 부재 등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IPO시장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공모 청약 열기를 보이고 있지만 상장 예정기업 숫자는 아직 전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업들이 빅히트의 상장을 피해 다른 시기로 일정을 조정한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3분기 공격적인 상장이 이뤄진 뒤 소강 상태를 나타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11월 상장기업은 각각 23, 22개 기업이었지만 올해 11월 IPO 예상기업은 8개 수준으로 지난해 절반 수준 이하”라며 “12월에도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12월 중순까지는 스팩상장을 제외한 17개 기업의 일반 공모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주는 클리노믹스, 포인트모바일, 앱코, 엔에프씨, 명신산업 등 다섯 곳이 일반청약을 받고 이 중 네 곳이 23~24일에 몰려 관련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제약·바이오업계 중·대어급 IPO가 예정된 것도 공모주 투자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제2의 SK바이오팜’으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1분기를 목표로 IPO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공모주 제도 개편으로 내년부터 개인 투자자 참여 기회가 늘어나는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공모주 청약 열풍에서 소액 청약자의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에 따라 일반(개인) 청약자들에게 배정하는 물량을 현행 20%에서 25∼3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투심 위축이 IPO 시장 불황을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개인 공모주 물량을 확대한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시장 분위기가 악화될 경우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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