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프라삭 인수효과에 캄보디아·중국, 미얀마 등에서 호실적
하나도 독일, 러시아 등서 활약…신한·우리, 미국· 홍콩 등서 부진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올 3분기 해외 실적 부문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M&A) 등에 힘입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활짝 웃었지만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 3분기 주요 해외법인을 통해 4976억9000만원의 순익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말 4653억14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323억7600만원(6.9%) 늘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높은 순익을 내며 전체 해외 실적 약진을 견인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올 3분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838억3000만원으로 작년 말(130억1500만원) 대비 544.1%(708억1500만원)나 급증했다.
KB국민은행의 실적 증가는 지난 4월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수 영향이 가장 컸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3분기 723억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또 캄보디아와 중국 법인도 각각 42억원과 11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작년 말보다 44.8%, 15.3%씩 뛰었다. 작년 말 적자를 냈던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 역시 올 3분기 순이익 4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3분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1412억81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703억5600만원) 보다 100.8% 증가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하나은행의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3분기 순이익이 868억원으로 작년 말(74억원) 대비 12배 가까이 증가했다.
독일과 뉴욕, 러시아에서도 각각 48억원, 1억5000만원, 23억5000만원의 순익을 내며 호실적을 거뒀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실적이 큰 폭 쪼그라들었다. 올 3분기 신한은행은 작년 말(2331억1200만원)보다 709억700만원 줄어든 1622억500만원의 순익을 내는 데 그쳤다.
베트남에서 9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작년 말보다 640% 가량 증가했지만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에서 실적이 크게 줄어들면서 타격을 입었다.
작년 말 10억원의 순익을 올렸던 신한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은 올 3분기 58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 중국(114억원)과 인도네시아(21억원)에서도 각각 68%, 115% 줄었다. 멕시코 역시 올 3분기 1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우리은행 또한 해외법인 순익이 3분기 1103억7400만원으로 작년 말(1488억3100만원) 대비 26% 가량 줄었다. 중국, 미얀마, 캄보디아 등에서는 선전했지만 미국과 홍콩, 러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순이익이 줄면서 타격을 봤다.
실제 중국우리은행이 작년 말 49억원에서 올 3분기 87억원으로, 우리파이낸스 미얀마도 16억원에서 31억원으로 순이익이 각각 늘었다.
이 기간 러시아에서 67% 급감했고 베트남과 홍콩에서 40%, 65%씩 줄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되고 있는데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은 글로벌 부문에서도 디지털금융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업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글로벌 부문에도 비대면, 디지털금융을 강화해 현지 시장 공략을 차질 없이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