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인지 대통령이 총장 바꾸고 싶은데
나서서 책임지지 않으니 장관이 구차하게 구실
경질하려는 이유 뭔지 국민에 소상히 밝혀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혼란은 대통령이 명확한 말을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해서 생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운영의 최종적 책임을 지는 대통령은 필요하면 결단을 내리고 검찰총장을 물러나게 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러려면 대통령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명해야 하고, 그에 따르는 정치적 책임을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것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2003년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에서 "(검사)여러분들이 결과적으로 지금의 검찰 지도부, 지휘부를 옹호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주십시오"라는 발언을 소개하며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날 노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듣고 총장에게 사퇴하라 직언해서 사표를 받아내다시피 했던 것은 검사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이 자기 입으로 직접 같이 가기 어렵다고 한 이상 검찰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검사들의 생각이었고, 검찰총장도 결국 동의했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윤 총장도 문 대통령이 명확하게 물러나라고 얘기를 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문 대통령은 자신의 의도가 무엇인지 밝히는 부담을 지지 않으려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이 보인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그 때문에 공무원 조직인 검찰도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찰인지 아닌지 어지럽게 공방이 오가지만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고, 핵심은 어떤 이유에선지 대통령이 총장을 바꾸고 싶어 하는 것인데 직접 나서 책임지고 정리하지 않으니까 법무부 장관이 구차하게 이런저런 구실을 댄다"고 꼬집었다.
금 전 의원은 "여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은 애초에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임명했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온갖 이유를 대면서 총장 스스로 물러나라고 하고 있는데 더 이상 비겁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말 윤 총장을 경질하려고 하는지, 경질하려 한다면 그 이유는 정확히 무엇인지, 애초에 임명했던 일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며 "그게 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