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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권 부동산 말말말②] “일산 내 집 정도는 5억원에 산다”


입력 2020.12.16 07:00 수정 2020.12.08 22:40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김현미 거주 일산 아파트 주민들 ‘규탄 성명’…“매우 경솔한 언행”

국토부 장관이 집값, 대출 제도 등 제대로 파악 못한다는 비난 쏟아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일산엔 5억원 이하 아파트가 있다. 내 집 정도는 (5억원 이하이기 때문에) 디딤돌대출로 살 수 있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아파트 가격 평균은 약 10억원인데, 디딤돌 대출 한도가 너무 낮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다. 김 의원은 “(디딤돌 대출은) 5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가능하다”며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마련하기에는 너무 (기준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10억원 이하 아파트도 있다”고 맞받아 쳤다. 이에 김 의원이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5억원짜리 아파트도 있느냐”고 되묻자, 김 장관은 “있다. 수도권에도 있고…”라며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부동산 정책 수장이 집값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김 장관이 거주하는 일산 서구의 해당 아파트 단지 주민연합회는 즉시 ‘규탄 성명’을 내고,“장관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확한 가격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매우 경솔한 언행”이라고 분노했다.


일산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그렇게 (집값이) 싼데, 왜 일산이 조정지역이냐”, “지역 당선 의원이 제대로 뒤통수를 쳤다” 등 원망의 글이 쏟아졌다.


앞서 김 장관은 올해 초 고양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항의하는 주민을 향해 “그동안 동네 물이 나빠졌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3선 의원이었던 김 장관은 19대·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양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올해 21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당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장관의 자기 집 홍보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인가”, “서울 몇 개 아파트가 10억이라더니, 이제는 자기 집이 5억이라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정신 승리”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디딤돌 대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에게 얼토당토하지 않은 자기 집 사례를 대 반박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당시 야당 의원과 입씨름을 했던 디딤돌 대출은 정부가 지원하는 주택구입자금 대출 상품으로 부부 합산 연소득 최대 7000만원인 무주택자가 전용면적 85㎡ 이하, 5억원 이하 주택을 마련할 때 최대 2억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결국 김 장관의 집이 5억원 이하라는 가격 기준도 해당되지 않지만, 해당된다 하더라도 전용 85㎡가 넘기 때문에 면적 기준에서도 제외된다.


익명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각종 규제에도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장관의 말과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신뢰도 역시 당연히 높을 수가 없다. 오죽하면 ‘정부의 말과 반대로 해야 내 집 마련에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 장관은 2017년 6월 국토부 장관 취임 당시 “본인이 사는 집이 아니면 파시라”고 다주택자들 겨냥한 강력한 규제를 내세웠으나, 김 장관이 2주택 보유자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2018년 초 남편 명의의 경기도 연천 단독주택을 처분했지만, 이 역시도 김 장관의 친동생에게 매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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