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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하명법' 논란에도…'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법사위 통과


입력 2020.12.09 00:00 수정 2020.12.08 20:0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전단 살포시 3년 이하 징역 처벌 가능해져

野 "김여정 하명법, 김여정 존경법, 김여정 칭송법"

국내외 시민·인권단체도 한목소리로 비판

與, 국정원법·경찰청법도 처리 강행

경찰이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 대북전단 및 물품 살포 현장 인근에서 쌀·초코파이·성경책이 들은 플라스틱통을 발견해 개봉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8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남북관계발전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대북전단 금지법은 지난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의결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전단 살포 행위·대북 확성기 방송 등 남북합의서 위반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6월 4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을 비판하는 담화문 공개한지 4시간 만에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대북전단 금지법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여당은 관련 법안 제정이 접경 주민 지역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외통위 단독 처리 이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며 "야당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대북전단 금지법이 '김여정 담화문' 이후 빠르게 추진됐다는 점에서 '김여정 하명법'과 다름없다고 비판해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대국민 보고 및 문재인 정권 규탄성명'을 발표하며 "김정은 독재를 지지하는 법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의 외통위 단독 처리 이후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비난하지 않았다면 이 법을 만들었겠느냐"며 "이 법안은 명백한 '김여정 하명법, 김여정 존경법, 김여정 칭송법"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자유북한운동연합

국내외 시민·인권 단체들은 대북전단 금지법이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일시적으로 국민 안전을 위해 전단 살포를 막는 조치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아예 처벌법까지 만들어 원천 봉쇄하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명백히 위헌"이라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 역시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 주민을 위해 자국민들이 자신의 기본권(표현의 자유)을 행사하게 두는 것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기쁘게 만드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한국 정부는 자국민을 탄압함으로써 김정은의 호감을 사려는 잘못된 전략을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오는 9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대북전단 금지법을 표결에 붙일 전망이다. 수적 열세에 몰린 야당은 법안 통과 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8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키려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편 이날 법사위에선 자치 경찰제 도입·국가수사본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경찰청법 개정안과 대공수사권 이관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앞서 여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도 단독 의결한 바 있다.


이로써 여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했던 △공수처법 △경찰청법 △국정원법 등 '권력기관 3법'은 7시간여 만에 모두 법사위 문턱을 넘게 됐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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