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매체 거론하며 "법조기자단 유지하면
'검찰개혁' 의지 없는 걸로 보일 것" 으름장
김은혜 "언론 향해 정권의 나팔수 되란 겁박"
김철근 "운동권 주장만 쓰던 대자보 그립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필리버스터 도중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법조기자단 강제 해산을 주문하는가 하면, 정권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상파 매체와 이른바 진보 매체를 향해서 법조기자단 탈퇴를 종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수처법 강행 통과로 '검찰개혁'을 빙자한 '검찰장악'을 목전에 둔 집권 세력이 '언론개혁'을 빙자한 '언론장악'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관한 필리버스터를 하던 도중 돌연 "기자들이 발로 안 뛴다. 법조기자들이 다 받아쓰기만 한다"며 "추미애 장관이 법조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진보 매체인 한겨레·경향신문부터 법조기자단 철수시키라. 공영방송 KBS·MBC가 앞장서서 법조기자단에서 빠지라"며 "법조기자단을 계속 유지하면 한겨레·경향·KBS·MBC도 '검찰개혁'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도중 주제와 전혀 관계 없는 문제에 대해 매체의 제호까지 거론해가면서 기자단에서 빠지라, 말라 압박한 것도 놀랍고, 부처 장관에게 "기자단을 해체하라"고 주문한 것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언론을 독재의 선전장으로 만들고 언론인을 정권의 나팔수가 되라는 것' '운동권 시절 본인들의 주장만 써서 배포하던 유인물과 대자보가 그리운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막말이 나왔다"며 "공수처 악법을 통과시킨 의회 연단에서 집권당 의원이 '기자단을 해체'하거나 '언론사가 검찰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망언을 서슴없이 내뱉은 것은 언론마저 독재의 선전장으로 만들겠다는 문재인정권의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정권이 꿈꾸는 언론관이란 오직 '문비어천가'만 부르는 '국영방송 체제'임을 확신한다"며 "공적 소유 구조를 가진 언론사를 골라 말한 의도도 여기 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대명천지에 언론인을 향해 정권의 나팔수가 되라고 겁박할 수가 있느냐"며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자리를 악용해 언론 자유에 대못질을 한 데 대해 국민 앞에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도 "'지라시'라는 표현을 하는 등 민주당 중진의원들의 언론관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며 "한때 '귀태'라는 단어를 사용해 막말 제조기 수준급으로 올랐는데, 국회 본회의장에서 '아무말 대잔치'까지 해대니 정말 짜증스럽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과거 운동권 시절 골방에서 본인들의 주장만 늘어지게 써서 배포하던 유인물과 대자보가 그립느냐"며 "그런 언론관은 민주주의 시대에 도저히 어울릴 수가 없으니 당장 집어치우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