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 번째로 많은 인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빈곤 가정이 늘자 아동 노동 착취가 심각해지고 있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아동권리보호 단체 '바흐판 바카오 안돌란'(BBA)은 코로나19 사태로 아동 권리와 관련해 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BBA는 올해 3월부터 코로나19 유행의 영향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학부모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아이들의 노동력을 값싸게 팔아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가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에서는 아동 노동자 10여 명이 하루 12시간~14시간 동안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비좁은 공장에서 접착제로 신발 깔창을 붙이는 일을 했다.
아이들의 나이는 고작 10세~17세였다. 아이들은 고된 육체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수시로 매를 맞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던 행인은 공장 안에서 매를 맞아 울고 있는 아이의 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불법 신발 공장 문을 뜯고 들어가 아동 노동자 10여 명을 구출했다.
BBA는 올해 4월에서 9월까지 인도 전역에서 1천197명의 아동을 구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13명 구출 대비 두 배다.
인도는 14세 미만 아동이 가족 사업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세프는 현재 인도 전역에서 노동에 동원되는 어린이 수가 1천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시골에서 빈곤 가정이 늘자 인신매매범들은 주로 무료로 식료품을 나눠주고 "아이에게 도시 일자리를 소개하겠다"고 부모를 꾀어내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런 식으로 도시로 팔려나간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하고,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실종된 아이의 사례도 있었다.
인도의 아동 구호단체 '차일드 라인'(Childline)은 올해 3월에서 8월까지 아동 노동력 착취 사건과 관련해 19만 2천 건의 신고 전화를 접수했다고 했다.
인도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아동 노동력 착취가 늘지 않도록 모든 지역에 인신매매 방지조직을 설치하라는 긴급지침을 각 주에 내려보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BBA는 "코로나 때문에 아동 노동력 착취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인신매매 추적도 활발하지 않다"며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수십 년의 노력이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985만7천여 명, 사망자는 누적 16만5천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