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2020년 주식시장 평가와 전망' 발표
실물 경제 성장 둔화 국면서 자산가격 급등으로 '불평등 강화' 우려도
내년에도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상장사 이익의 개선세와 제조업 경쟁력 강화 등을 감안하면 현재 국내 증시가 저평가 된 만큼 추가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공동개최한 '코스피 최고치 경신,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에서 '2020년 주식시장 평가와 전망'을 발표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도 국내 증시 선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직후 세계적인 증시 반등 기조 속에서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세계 주요 25개국 가운데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눈에 띄게 오름세를 탔다"며 "코로나19 방역에서의 뚜렷한 비교우위와 국내 대표기업들의 선전, 개인 투자자금의 공격적인 유입이 증시 선전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연간 최대 규모인 약 62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조원, 35조원 규모로 주식을 순매도했다.
김 센터장은 "과거에는 주가 상승이 장기간 진행된 이후 고점 부근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유입되는 등 주식투자 열풍이 나타났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올해 개인들은 고공권이 아닌 바닥에서 주식 비중을 늘리면서 자산증식을 위해 스스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 흐름이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1년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이 전년보다 45%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회복되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3.7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높은 밸류에이션을 나타내고 있는 코스피도 이에 연동해 정상화되는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저평가 돼 있는 만큼 향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의 PER는 홍콩(14.3배), 중국(15.1배) 등 세계 주요 증시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체 25개국 가운데에서는 12번째에 위치해 있다. 국내 증시가 이처럼 저평가된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익이 개선되면서 투자자 유입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평균 대비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실물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주식과 같은 자산가격이 급등하면서 나타날 불평등의 강화는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이미 시장에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있어, 내년에 화폐유통속도가 저하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김학균 센터장은 "코로나19 창궐 이후 정부의 역할이 증대된 만큼 정부가 민간이 경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미 ESG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공정거래 3법 통과로 인해 지배구조 관련 논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공적자금을 활용해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