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노도강·마용성’ 등 특정지역 신조어 유행
점차 개인 상황 자조하는 신조어로 변화
여권 부동산 설화는 조롱섞인 신조어 양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부동산 신조어들을 끊임없이 양산했다.
초반에는 ‘노도강’(노원·도봉·강동),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대대광’(대구·대전·광주) 등 특정지역을 묶는 신조어가 생겨나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벼락거지’(갑자기 거지 신세가 된 무주택자) 등 개인의 상황을 자조하는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부동산블루(부동산우울증)가 코로나블루(코로나우울증)보다 더 무섭다는 말도 나온다. 몇 년 사이에 집값이 몇배로 뛰었으나 청약 당첨은 점점 어려워지고, 전세난까지 덮쳐 집을 빌리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대한민국에 코로나블루가 짙게 깔리고 있다.
또한 요즘 부동산 신조어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2030 ‘젊은세대’와 관련한 용어가 유독 많다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영끌, ‘패닉바잉’(집을 사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빚투’(집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빚까지 내 투자하는 현상)등의 신조어는 모두 2030세대와 연결지어 등장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서울아파트 매입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이하(10대·20대)로 올해(2933건)가 지난해(1352건)의 117%(2.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0대(96%), 40대(69%), 50대와 60대(60%), 70대 이상(51%) 순이었다.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비중은 올해 1월 30.39%에서 10월 38.5%까지 높아졌다.
이전에는 내 집 마련은 40대가 되어 해도 늦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나날이 치솟는 집값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서울 집은 오늘이 가장 싸다’,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야한다’라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월급으로 돈을 모아봤자, 부동산 투자로 버는 것을 못 따라간다는 분위기도 한 몫 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배우 김광규·가수 육중완씨의 사례다. 몇 년 전 서울의 같은 아파트를 두고 육씨는 6억원에 구입했지만, 김씨는 구입하지 않았다. 현재 그 아파트 값은 2배로 뛰어 육씨는 12억 자산가가 됐지만, 김씨는 치솟은 전세값에 월세살이를 하고 있다.
정부·여당 인사들이 만들어 낸 부동산 신조어도 만만치 않다. 여권 인사들의 부동산 설화는 조롱섞인 신조어를 양산하며 부동산 민심을 더욱 악화했다.
‘호텔거지’(호텔 전세방에 사는 무주택자), ‘빵뚜아네트’(김현미 국토부장관의 별명), ‘진뚜아네트’(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미래주거추진단장 별명) 등 신조어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울분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한다.
호텔거지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세난 해법으로 제시한 이후 생겨난 신조어다.
빵뚜아네뜨는 김현미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한 직후에, 진뚜아네트는 진선미 의원이 임대주택을 돌아본 후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라고 한 이후 나온 말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 부동산 신조어는 특정계층이나 연령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반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실책으로 그만큼 불안과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다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