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韓 경제, 코로나 백신 도입 지연 시 역성장”

‘코로나19 백신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

백신 한 분기 늦어지면 내년 GDP 53조~230조 감소

“낙관론보다 백신확보 현황과 접종계획 투명히 공개”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별 일평균 확진자 및 백신접종 시기, 종식시점.ⓒ한국경제연구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늦어질 경우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30일 ‘코로나19 백신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백신도입 시기별 시나리오에 따라 GDP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다른 선진국과 같이 백신 접종이 내년 1분기부터 진행되고 집단면역이 안정적으로 형성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성장률은 2020년 –1.8%의 역성장에서 2021년 3.4%로 반등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돼 일일 확진자 증가세가 1200명 수준이 될 경우 2021년 성장률은 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백신접종까지 지연돼 확진자가 더 크게 치솟는다면 경제성장률은 –2.7%~-8.3%까지 하락해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백신접종이 시행되고 확진자수가 감소하면 경제가 반등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2022년 이후의 반등효과는 이전 해의 경기침체가 심할수록 기저효과로 인해 커진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코로나가 없던 경제(Business as Usual)에 비해 2020년 GDP는 연 4.0% 감소하고 백신접종과 확산세에 따라 2021년에는 –3.8~-20.5%의GDP가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또 내년 2분기 백신이 도입될 경우 1분기 도입 때보다 내년 GDP의 추가적인 손실액이 각각 482억달러(53조원), 2088억달러(230조원)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별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변화.ⓒ한국경제연구원

확진자의 심각한 증가세 속에서 백신도입이 지연되는 것은 모든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을 제약하게 되어 전체 경제시스템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신 도입에 따른 수출과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수출은 3.0~3.3%, 교역액은 3.1~1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은 수출에 대한 백신접종 지연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수출 상대국은 조기 접종으로 경제 안정화가 이루어진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에 비해 수입은 국내경제 침체에 민감하게 반영하므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심화될수록 교역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크게 나타난다고 봤다.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별 실업률 변화.ⓒ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조기접종으로 경제가 빠르게 안정되는 경우 실업률은 0.5%p 상승했으며 코로나 확산 시나리오에서는 3.1~21.7%p 상승했다.

한경연은 감염병 백신의 효과가 검증되기 이전에 가격 중심의 제조사 선정과 한정적 백신 계약은 방역체계와 나라경제를 위협하므로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감염병 종식과 방역성과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에 의지하기 보다는 국민 보건안전과 국가체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신속한 백신계약 체결과 접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방역에 대한 국민의 인내와 노력에 상응하는 정부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백신확보 현황과 접종계획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경연은 백신도입 시기와 감염재생산지수에 따른 코로나19의 확산규모를 시나리오별로 설정하고 세계 7개 지역과 9개 산업을 반영한 모델을 구축해 실증분석 했다.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 별 GDP 변화.ⓒ한국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