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ELS 신규 발행금액 2.4조원...10월 이후 감소세
코스피200 등 기초자산 지수 급등세로 재투자 부담↑
주식시장이 활황장세를 이어가며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규모가 급증하고 있지만 신규잔액이 줄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ELS 투자자들이 상환된 금액을 재투자하기보다는 상승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주식시장으로 투자방향을 바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ELS 규모를 점차 줄이는 추세이고 올해부터 고난도 상품 판매와 헤지 운용 등에 대한 규제 강화 여파로 발행량이 크게 늘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ELS 신규 발행액은 2조4329억원으로 전월(3조104억원) 대비 5775억원이 줄었다. ELS 신규 발행액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급속도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다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3조7353억원)을 기점으로 다시 발행규모는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의 조기상환 규모는 지난달 기준 7조2468억원에 달한다. ELS의 조기상환 규모는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작년 9월(6조8826) 조기상환 규모는 전월(2조1564억원) 대비 4조7262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10월(6조4466억원)에 이어 11월 조기상환 규모도 5조9880억원에 달한다.
분기별로 따져보면 1분기 만에 상환액 규모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ELS 상환액 규모는 14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조5000억원(186.3%)이나 급증했다. 조기상환 규모도 작년 3분기 11조3000억원까지 증가했는데 이는 직전분기와 비교할때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조기상환규모가 크게 늘었음에도 신규 발행액이 줄어든 이유는 기초자산으로 삼는 글로벌지수와 국내 지수가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 전반에 버블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과 경기부양책을 감안하면 상승 랠리는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정책, 기업실적 개선, 외국인 수급 유입 등을 고려하면 지수 레벨이 지금보다는 위에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코스피200지수는 전장대비 2.10% 상승한 389.29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30일(301.60) 대비 29.1%나 올랐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이날 종가기준이 3727.04인데 지난 10월 30일 최저점(3233.94)을 찍은 이후 15.2%나 올랐다. 유로스톡스50 지수도 지난 10월 29일 최저점(2920.87) 이후 22.6%가 상승했다.
ELS가 유례없는 조기상환 성공에도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는 연말들어서 다시 불어닥친 직접투자 열풍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대비 52.96포인트(1.88%) 상승한 2873.47로 사상최고치로 2020년 거래를 마쳤다. 수급현황으로는 개인투자자가 지난달에 3조9902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9301억원, 2조1292억원을 동반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연말에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ELS 상환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수 상승세가 지속되면 발행잔액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 밖에 없어 신규로 늘어나는 발행 물량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