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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더 단단해진 유리천장…연초 여성 임원 고작 5%


입력 2021.01.06 06:00 수정 2021.01.05 14:47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5대 은행 여성 임원 비중 지난해 7.1%에서 올해 5.3%로 줄어

“남성 중심 문화 강한데다 20년 넘게 일하는 여직원도 적어”

올해 5대 시중은행의 여성임원 비중이 지난해보다 줄었다.ⓒ픽사베이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임원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여성 임원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전체 임원 98명 중 7명이었던 여성 임원 비중은 올해 5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여성 임원에 대한 ‘유리천장’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며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월 현재 기준 상무급 이상 임원은 총 93명으로 이중 여성 임원은 5명에 그쳤다. 비율로 치면 5.3%다.


지난해 이들 은행의 전체 임원 수와 여성 임원 수가 각각 98명, 7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7.1% 수준이던 여성 임원 비율이 1.8%포인트 줄어든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여성임원은 김종란 금융투자상품본부 상무, 조순옥 준법감시인 상무 등 2명이었지만 이번 인사에서 조 상무가 KB신용정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1명으로 줄었다.


신한은행도 왕미화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보, 조경선 경영지원그룹 부행장보 등 2명이었으나 왕 부행장보가 퇴직하면서 1명으로 감소했다. 조 부행장은 디지털개인부문 겸 개인그룹을 이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말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부행장-부행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 체계에서 부행장보 직위를 폐지해 부행장-상무 2단계로 축소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23명의 임원들 중 송한영 외환그룹 집행부행장보가 유일한 여성임원이었지만 임기 만료로 퇴직하면서 여성 임원 ‘제로 상태’가 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18명이었던 임원 수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16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성임원은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기존 백미경 소비자보호그룹 전무가 퇴직했지만 노유정 손님행복그룹 상무가 자리를 지키면서 은행 내 유일한 여성임원이 됐다.


앞서 하나은행은 작년 말 기존 18그룹에서 15그룹으로 19본부(단)에서 17본부(단)으로 줄이는 조직 슬림화를 시행했다.


NH농협은행 역시 기존 여성 임원인 장미경 여신심사부문 부행장이 퇴직하는 대신 이수경 금융소비자보호부 부행장이 새로 선임되면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이 부행장은 5대 은행 통틀어 새로 발탁된 부행장 중 유일한 여성 승진자다. 그는 2012년 농협은행 업무지원부 팀장과 지점장을 거쳐 2018년부터 카드 사업 경험을 쌓았다. 카드고객행복센터장, 마케팅부장, 회원사업부장 등을 맡았다.


지난해 말 임기가 만료된 여성 임원들이 퇴직하면서 빠져 나간 자리에 새로운 여성 임원이 발탁되지 못하면서 여성 임원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 내 보수적인 남성 중심 기조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임원 후보군에 포함되는 여성 직원수 자체가 적은 점도 영향이 있다. 임신과 출산, 육아휴직 등으로 업무 연속성이 단절되면서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임원까지 도달하는데 20년 이상 걸린다”며 “여성 직원들은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이 정도로 근무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임원이 상무급까지는 올라가더라도 부행장을 포함해 그 이상에 오르는 데에는 또 다시 유리천장이 나타난다”며 “은행권 내에서 유리천장이 사라지려면 몇 십 년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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