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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유통업계, 온·오프라인 온도차 극명


입력 2021.01.18 07:00 수정 2021.01.15 14:4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일상이 된 재택근무, 가정간편식·배달시장 크게 성장

감염 우려에 외출 자제…패션·뷰티업계 어려움으로 직결

오전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 간편식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오는 20일로 1년을 맞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서는 업종 간 특성에 따라 온도차가 극명히 나뉘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면서 가정간편식(HMR) 소비와 배달시장이 크게 성장한 반면, 외출 자제 현상으로 패션·뷰티 업계의 어려움은 배가 됐다.


식품업계는 지난 1년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승승장구 했다. 반복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가 HMR 시장을 키우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집밥족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HMR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자연히 이 시장의 볼륨도 커졌다.


온라인 장보기의 활성화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했다. 식품업체와 운송업체가 서로 연결되고 새벽배송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면서 시장 확장에 고삐를 당겼다.


업계 간 경쟁은 곧 제품의 다양화로 이어졌다. 과거 HMR은 햇반, 라면 등 단촐했으나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 홀로 한상을 차려 먹을 수 있는 국·탕·찌개 같은 한식부터, 중식과 양식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 골목 맛집과의 협업 제품도 잇따라 쏟아졌다.


소규모 매장도 크게 늘기 시작했다. 과거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핵심 상권을 겨냥해 대규모 매장을 내는 것이 매출을 좌우하는 지표였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반전됐다. 고가의 임대료가 발목을 잡으면서 배달 등 변화된 외식산업 패러다임에 발 맞추기 시작했다.


패밀리레스토랑 역시 1인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배달과 HMR상품 제작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여럿이 레스토랑에 가야 즐길 수 있었던 스테이크, 샐러드, 파스타 등 시그니처 메뉴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냈다.


전통시장 내 맛집도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전통시장이 배달 서비스업체와 손잡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배송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순이네 빈대떡’, ‘육회 자매집’, ‘효자 손만두’ 등을 들 수 있다.


텅 빈 식당ⓒ연합뉴스

반면 매장 중심 영업을 이어가던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배가 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격상과 완화 조치가 반복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영업시간 제한으로 마진이 큰 저녁 주류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수익성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일부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매출 하락폭을 메우기는 쉽지 않았다. 임대료, 인건비는 물론 배달 수수료에 라이더 부족 현상 등이 다시 한 번 발목을 잡았다.


급기야 일부 식당을 중심으로 ‘혼술·혼밥 환영’이라는 문구가 나붙기 시작했다. 3~4인이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외식 메뉴들도 저렴한 소포장 1인용 메뉴로 재구성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을 쓰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에서 고객이 짧은 기장의 패딩을 살펴보고 있다.ⓒ롯데쇼핑

매장 영업 비중이 큰 패션업계의 어려움도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가 일상화 되고 이른바 ‘꾸밈 소비’가 눈에 띄게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여름철 발생한 기록적 장마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최대 대목인 4분기만 바라보며 찬바람이 불기만을 기다렸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심리가 또 다시 악화되는 등 악재가 가득한 한 해를 보냈다.


뷰티업계 역시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탓에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여기에 서울 명동 등 국내 주요 상권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과 백화점 등 대형 유통채널 매출 하락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뷰티업계는 오프라인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간 경쟁 심화로 오프라인 매장 판매 가격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고 로드샵 매장 수가 급감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업계 간 온·오프라인 전략이나 선제적 대응 등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한 해였다”며 “특히 패션·뷰티업계는 온라인 전략에도 직접 발라보고 입어보는 등 한계가 크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더욱 큰 한 해 였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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