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곳 폐점한 롯데하이마트 연초 이후 32% 상승...아모레퍼시픽도 14%↑
“올해 영업익 대폭 증가할 것...만년적자 털어낸 LG전자·이노텍도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친 상장사들의 주가 상승 여력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강도 높은 몸집 줄이기를 통해 빠른 속도로 기업 체질을 개선, 주가 모멘텀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오프라인 점포를 가진 유통·화장품 업체들과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검토에 나선 LG전자의 구조조정 효과가 주목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롯데쇼핑은 전장 대비 2000원(1.75%) 내린 11만2500원, 롯데하이마트는 300원(0.73%) 하락한 4만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행진에 하락하면서 주가도 전반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연초 이후 각각 10.8%, 32.6%%씩 상승한 상태다. 이날 23만2000원으로 마감한 아모레퍼시픽도 연초 이후 14.3%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00개 이상의 비효율 점포를 폐점한 뒤 올해에도 100개 이상, 3년 간 250개 점포를 줄일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작년 26개 점포를 폐점했고 올해에도 20개 이상 정리할 예정이다. 이는 롯데마트 폐점 수에 따라 더 증가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5% 증가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국내외 오프라인 점포를 대거 폐점했고 희망퇴직을 대거 받아 인건비 부담도 크게 줄였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영업이익 평균치는 58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늘어난 수준이다. 코스맥스는 상해법인 턴키 방식 축소와 국내 사업 로봇 자동화 등을 추진했고 클리오는 중국 오프라인 사업을 정리한 뒤 작년 국내 클럽클리오 점포수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연우도 인건비와 외주가공비율을 현저히 줄어들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생산 및 비용구조를 슬림화하면서 올해 백신 상용화에 따른 매출 회복시 영업이익 증가폭이 대부분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이런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미 주가에 상당히 반영했고 롯데쇼핑과 클리오, 롯데하이마트도 단기적으로는 다소 부담이 있지만 코스맥스·연우는 아직 밸류에이션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 구조조정이 관측되는 LG전자 역시 기업가치가 확대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전장(자동차전자부품)과 인공지능(AI)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대감으로 주가는 올 들어 23.7% 상승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 작자를 이어왔고 지난해 말까지 5조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6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LG이노텍은 이날 4500원(2%) 내린 22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25일 LG이노텍은 작년 매출 9조5418억원, 영업이익 681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0%, 43% 증가했다. 전분기에 비해선 각각 73.4%, 215.9% 늘었다. 지난해 LG이노텍도 만년 적자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종료했다. LG이노텍은 3~4년 전부터 LED 사업 몸집을 줄여왔다.
증권가는 MC사업의 구조조정이 기존 사업 경쟁력 확대와 신성장 확보 등 연구·개발(R&D) 지원, 추가적인 인수·합병(M&A) 토대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캐나다 마그나사와의 전략적인 제휴와 앞서 ZKW 인수를 통한 글로벌 자동차 고객 확보로 전장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장사업 경쟁력 확대와 MC 사업의 구조조정 추진이 LG전자의 기업가치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도 구조조정과 고객사 판매 회복을 통해 최대 실적을 지속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 판매 개선과 LED 사업부 중단 뿐 아니라 기판사업부 호조와 전장사업 실적 턴어라운드도 긍정적”이라며 “향후에도 북미 고객사의 스마트폰 카메라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이며 대표적인 카메라 모듈 업체인 LG이노텍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