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수천 건 보고 중에서 이 문건만 삭제"
조해진 "대통령, 탈원전 후회라도 하는 거냐"
정세균 맞받자 홍준표 "대선 경선 나가려니…"
대정부질문 첫날 정치 분야 질문에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강공을 펼쳤다. 야당 의원들은 공무원들이 윗선의 지시 없이 문건을 작성했을 리 없다며,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은에게 건넨 USB의 내용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이같은 질문에 강하게 맞받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서는 대권욕이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의 야당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의 컴퓨터에 수천 건의 보고가 있는데,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이 문건만 삭제됐다"며 "다른 문건도 삭제됐다면 의심이 안 갈텐데 이게 삭제된 것이 굉장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서를 작성한 공무원은 행정고시를 합격한 엘리트로 유엔이나 미국의 대북 제재로 북한 원전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특별한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자 대통령부터 여당 고위 관계자까지 야당 대표를 겁박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한 마디면 (민주당은) 말을 듣는 거수기 정당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같은 질문에 대해 정세균 총리는 "해당 공무원이 재판을 받고 있어 자세히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지시를 받지 않으면 공직자가 문건을 만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행정부는 누구의 지시를 받지 않고도 창의적으로 계획을 검토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도 공세에 가세했다. 조해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에서는 원전을 철거하면서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는 논란이 있어 국민이 어리둥절해 한다"며 "대통령이 사이비 전문가에게 현혹돼 발표했던 탈원전 전략을 후회하기라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건넨 USB와 관련해 "USB 열람은 정상 간에 오고간 것이라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여야 대표에게만이라도 공개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할 의사가 없느냐"고 압박했다.
한편 이날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정세균 총리가 강하게 맞받으며 '방탄'과 존재감 부각에 애쓰자, 이를 정 총리의 대권욕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질문도 나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재명 경기도지사 외의 '제3후보론'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친문(친문재인) 극렬 지지자들의 시선을 끌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2006년 2월 임시국회 이후 15년만에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나선 5선 중진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총리가 요즘 말이 거칠어졌다"며 "대선후보 경선이 나가려니 그렇게 됐느냐"고 찌르고 들어갔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홍준표 의원) 본인 얘기를 말씀하신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나는 코로나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고 비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