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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5500억…배민 창업자 김봉진 재산 절반 기부(종합)


입력 2021.02.18 12:39 수정 2021.02.18 11:36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김봉진 의장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보며 기부 꿈꿔"

한국인 최초 '더기빙플레지' 선언

배달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


ⓒ우아한형제들

18일 우아한형제들은 김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는 김 의장 부부를 회원으로 인정하고 이들 부부의 서약서를 공개했다.


더기빙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2010년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첫 가입자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일곱 번째다.


더기빙플레지는 기부 서약 신청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실사, 기부 의지의 진정성에 대한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등 까다로운 자격 심사를 거친다.


더기빙플레지에 가입하려면 '재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라는 두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김 의장의 기부 규모는 5억달러(약 5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의장의 기부가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김 의장의 자산 변동에 따라 기부 규모는 유동적이다.


김 의장은 "저와 제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며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 의장은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기빙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다"며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기빙플레지를 통해 기부를 선언했으며 이중 75%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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