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극장 관람횟수 1.15회
'남산의 부장들' 매출액 1위·'테넷' 5위로 10위권 내 유일한 외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내 극장 관객 수와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각각 70% 이상 감소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극장 관객수는 59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7% 감소했고, 매출액은 51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3%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를 기록했고, 매출액은 200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68.0%로 10년 연속 외국영화 관객 점유율보다 높았으나, 한국영화 매출액은 35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9% 감소한 수치였다.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횟수는 전년 대비 3.22회 감소한 1.15회다.
극장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2020년 박스오피스 1위는 '남산의 부장들'로 매출액 412억 원, 관객 수 475만 명을 기록했다. 2위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매출액 386억 원, 관객 수 436만 명, 3위는 '반도'로 매출액 331억 원, 관객 수 381만 명, 4위는 '히트맨'으로 매출액 206억 원, 관객 수 241만 명이었다. 5위는 매출액 184억 원, 관객 수 199만 명을 동원한 '테넷'으로 2020년 전체영화 박스오피스 10위 내 유일한 외국영화였다.
영진위는 2020년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극장 관객 수와 매출액이 급감하고, 개봉 예정작들의 개봉 연기가 이어지며 그간 고착화되어왔던 주차별 개봉 전략이 무의미해졌다고 밝혔다.
2020년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극장, 극장 외, 해외) 매출 총 1조 537억 원 중 극장 외 시장 매출은 451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2.9%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비중 20.3%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나 전년 매출 대비로는 11.4% 감소했다.
극장 외 시장 매출은 기존 TV VOD와 인터넷 VOD, DVD 및 블루레이 시장 매출규모에 TV 채널 방영권 시장의 매출을 추가하여 집계했다.
TV VOD 시장 매출규모는 3368억 원으로 전체 극장 외 시장 매출 중 74.6%를 차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매출규모가 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19년 대비 매출액이 17.0% 감소했다.
OTT서비스(영화부문)와 웹하드를 합한 인터넷VOD 시장 매출 또한 총 7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 감소했으며, 전체 극장 외 시장 매출 중 17.5%를 차지했다. OTT서비스(영화부문) 매출은 6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했고, 웹하드 시장의 매출도 1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9% 감소했다.
극장이 침체됨에 따라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이 개봉 연기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영화가 등장해 유통·배급 형태의 다변화가 두드러진 한 해이기도 했다. DVD 및 블루레이 시장의 매출액은 97억 원, 2020년 처음 집계한 TV 채널 방영권의 영화 매출은 261억 원으로 조사되어 극장 외 시장 전체 매출액 중 5.8%의 비중이었다.
2020년 완성작 수출과 서비스 수출 금액을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총액은 8361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인 해외 선판매가 가능한 신작 영화들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축소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큰 규모의 글로벌 OTT 전 세계 판권 판매액이나 소수의 글로벌 OTT 오리지널 작품의 로케이션 유치실적이 집계되면서 전체 규모를 키웠다.
완성작 수출은 대만이 2018년, 2019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이 뒤를 이어 아시아가 한국영화의 절대적인 소비시장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지난해 전체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466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42.5% 감소했다. 반면 전체 관객 수 대비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7.8%로 전년 대비 4.2%포인트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가 증가했다기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관객 수가 전년 대비 약 73.7% 급감한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76만 명으로 전체 관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전체 독립·예술영화 대비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관객 수와 매출액 비중은 각각 16.3%와 16.0%로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했다.
영진위는 "1999년 이후 20년간 한국 영화산업은 대규모 공적 지원과 극장 중심의 시장 확대를 통해 양적 성장에 주력해 왔지만, 이미 극장 중심 영화시장의 포화, 시장 양극화의 고착화 등 내재적인 문제들로 인해 기존 산업구조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이제 코로나19가 환기시킨 기존 산업구조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로운 한국 영화산업 정립을 위해, 영화를 생산하는 주체로서의 창의적인 사람과 기업, 그리고 영화를 소비하는 주체적인 관객 양성에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