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기간 동안 법과 제도 바꿔야 한다고 절실하게 호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샌드박스를 통해 법과 규제를 바꿔야 하는 당위성을 입증했다”면서도 “규제의 큰 물꼬를 못 바꾼 것은 안타깝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내달 퇴임하는 박 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재임 기간 7년 8개월 동안 가장 절실하게 호소한 게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며 “상상하지 못한 기술과 사업이 태동하고, 기존 사업도 새롭게 융합하는 시대에 기존 법과 제도로 미래를 담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규제 없애는 걸 기본으로 하고 왜 존치해야 하는지를 입증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인데 그런 큰 물꼬를 못 바꿨다”면서 “매번 단기 이슈가 등장해 장기적인 시각의 이야기가 매몰됐다”고 아쉬워했다.
박 회장은 경제단체의 활동에 대해 “목소리 크기나 반대 의견을 강력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관계를 내놓고 찬반을 논의하고 지지를 받아야 하는 시기”라며 “사실관계를 모르는 상황에서 누구 목소리가 더 크냐를 보고 판단하는 건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후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박 회장은 “4대 그룹의 회장이 상의 회장이 되셨으니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기업 규모가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SK는)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업종이다”며 “상의 회장을 구성하는 것만 봐도 미래 산업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 방향에 대해 나보다 훨씬 잘 대변해줄 수 있는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사회에 선한 영향을 주거나 젊은이의 꿈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퇴임 이후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그는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을 하라고 하는데 내가 가진 경험이 이 시대에 맞는지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서 “대신 가서 설득도 해주고 만나야 할 사람이 있으면 만나주는 일은 가리지 않고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