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홍문표·윤영석, 차기 전당대회 준비중
나경원·정진석 당권도전 가능하단 관측 나와
김무성·김종인, '킹메이커'로서 역할 자임할듯
내년 3·9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는 뚜렷한 대권주자가 부상하지 않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태호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대권주자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조만간 여의도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전 대표도 최근 삼일절을 맞이해 경북 안동을 찾은 사실을 공개하며 대권행보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준표 의원은 아직 무소속 신분이지만 4·7 재·보궐선거 이후에 복당이 이뤄진다면 국민의힘 소속 유력 대권주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차기 대권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7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5% 내외의 지지율이라면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는 아직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라는 강력한 대권주자 둘이 있고 정세균 국무총리나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도 빈틈을 노릴 수 있는 인물들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제1야당이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정권교체 여망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려면 누군가가 '킹메이커'로 나서서 흥행을 일으킬 수 있는 복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새로운 전당대회가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PK 5선 중진에 수석최고위원을 지낸 조경태 의원, 충청권 4선 중진으로 사무총장을 지낸 홍문표 의원, PK 3선으로 수석대변인과 대표비서실장을 지낸 윤영석 의원 등이 당권 행보를 열심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서 분루를 삼켰으나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4·7 재·보궐선거 여정에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충청권 5선 중진 정진석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은 전당대회 과정을 통해서 당원들에게 수권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당연히 '킹메이커'로서 자신의 적격성을 목소리 높여 주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직접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와 현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 김종인 위원장도 '킹메이커'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마포포럼'에 보수정당 소속 전직 의원들이 모여 있지만, 당 직할 기구나 소속 기구는 아니기 때문에 차기 대권주자들이 부담감 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권 도전 의지를 천명한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지사, 김태호 의원 등이 이미 마포포럼에서 주제발표 형식으로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서는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유력 후보들도 '마포포럼'을 찾아 입장을 밝히는 등 선거를 앞두고 '판'을 까는 형태로 기능했기 때문에, 이같은 '역할'이 대선을 앞두고서도 재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의 경우에는 4·7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내려놓고나면 오히려 자연인의 신분에서 보다 홀가분하게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4·7 재보선에도 새로운 신진 인재를 국민의힘에 영입하려 여러모로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본인이 공정하게 중립적으로 경선 등 후보 선출 절차를 주재해야할 비대위원장 신분이다보니, 밀어주거나 키워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속시원해 손을 들어줄 수가 없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을 앞두고서는 "언론이 나경원·오세훈만 쓰다보니 새로운 인물이 크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비대위원장이 새로운 인물을 자신이 키우는데 오히려 족쇄가 된다고 생각했다면, 그 자리를 내려놓고난 뒤에는 보다 자유롭게 대권주자를 키우고 주목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