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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팔아요, 얼음 삽니다"…딥웹·가상화폐 활용 '온라인 마약거래' 기승


입력 2021.03.11 05:00 수정 2021.03.10 22:25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지난해 마약류사범 1만8050명 '역대 최다'…'비대면 거래'로 추적·체포 어려워

"돈만 챙기고 물건 안주는 사기도 많아"…수사기법도 강화돼 적극 대응中

"국가 차원의 단일한 마약 부서 신설 필요"

마약 판매를 홍보하는 SNS 계정 페이지

-경찰, 국내 마약 핵심 유통책 등 40명 검거 (2021년3월8일 본사 보도)

-현직 소방 간부 마약에 취해 '비틀비틀' 길거리 돌아다녔다 (2월16일)

-남녀가 택시에 두고 내린 가방, 그 안은 전부 마약이었다 (2월1일)

-조선족 마약 음주운전 사고, 딸은 아빠를 잃고 호소했다 (1월31일)


최근 주택가와 도로 등 일상생활 공간에서 벌어진 마약 관련 범죄 소식이 잇따르면서 한국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마약류 사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인터넷을 활용한 지능화된 마약 거래방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당국의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딥웹(deep wep)'과 '가상화폐'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대검찰청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적발된 마약류 사범 수는 1만8050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에 검거된 마약사범 1만6044명 대비 12.5% 늘고, 2010년 9732명 대비로는 85%나 급증한 수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부처 합동 단속을 벌여 마약사범 2701명을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딥웹 및 가상화폐를 이용한 불법유통 사례는 전체의 40%인 108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무조정실은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30대 이하 마약사범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딥웹을 이용한 마약사범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딥웹은 구글·네이버 등 일반 검색엔진으로 접속이 불가능한 암호화된 웹페이지를 일컫는다. 컴퓨터 주소인 IP를 숨겨줘 마약을 포함한 각종 불법거래 온라인 암시장으로 악용되고 있으며, 나아가 전문 마약사범은 수사기관의 금융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만 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호정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인터넷과 SNS를 이용한 마약거래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마약범죄 패러다임의 급격한 전환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기존 대포통장이나 차명계좌를 이용해 마약을 거래하던 방식과 달리 이제는 온라인의 철저한 익명성·은밀함을 악용해 거래행위는 만연하고 추적·체포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특히 SNS에서 '얼음', '고기' 등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마약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은어를 일일이 제한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상대방이 채팅방을 나가면 대화 내용 등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증거는 남지 않는다.


또한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접촉하지도 않고 거래가 가능해 기존의 함정수사 방식으로는 검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난관이다. 구매자가 비트코인을 입금하면 마약을 숨겨 둔 장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이 생겨나면서 수사당국의 단속 및 추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호정 교수는 "과거에는 국내에서 마약을 제조했기 때문에 국내 정보만으로도 수사가 이뤄졌다"며 "이제는 인터넷 및 국제 특송 등 배송의 발달로 국제적으로 소량 거래가 손쉽게 이뤄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마약공급 대부분은 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해외공급자를 추적해 검거할 수 있도록 국제공조수사가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 각 기관이 가지고 있는 마약 정보를 통합해 관련 정보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단일한 마약 관련 부서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선 수사 기관들은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 마약수사 관계자는 마약범죄의 패러다임 전환을 수사관들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딥웹 및 가상화폐를 활용한 거래도 결국은 수사망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도 "수사 기관들도 온라인상의 마약거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사기법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최근 딥웹을 이용한 마약거래 적발 건수가 증가한 것도 당국의 적극적인 검거에 따른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얼핏 온라인, SNS 상에서 검색을 통해 어렵지 않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중엔 거액만 챙기고 물건은 보내주지도 않는 사기가 많다"며 "딥웹을 이용한 마약 거래는 잡히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산이다. 수사력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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