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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금호석화 '조카의 난' 아냐…소유·경영 분리 체제 만들 것"


입력 2021.03.11 11:47 수정 2021.03.11 11:5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11일 기자간담회…"기업가치 제고 방안은 지난 10년간 고민해온 결과"

"현 경영진과 소통 단절…투명한 이사회 만들어 체질 개선할 것"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가 11일 조선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는 11일 "이번 주주제안은 '조카의 난'이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둔 10년 고민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금호리조트 인수를 저지하고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박철완 상무는 이날 오전 10시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2층 미팅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 등을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엔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 최정현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교수도 참석했다.


박 상무는 주주제안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지난 10년간 고민해온 결과"라며 "코로나19 특수로 회사가 영업적으로 큰 성과를 이루고 현금도 보유한 시점이 앞으로 50년, 100년을 생각할 때 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사들이 태양광, 배터리, 수소 사업 등으로 결실을 맺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처럼 우리도 이 모멘텀을 살려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만 100년 영속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돼 이번에 주주제안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저는 금호석화에 온지 이미 12년된 사람"이라며 "많은 임직원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고 있으며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석유화학 부문에 충정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찬구 회장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조카의 난이 아니다"라면서도 "최고 경영진과 소통할 채널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사실상 박 회장과 교류가 없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금호석화는 의견을 개진하고 건설적인 비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채널이 없다"면서 "소통 단절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돼왔다는 것이 이번 금호리조트 건에서도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친인 김형일 고문과 금호석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것에 대해서는 "저와 가족이 금호석화와 운명공동체로 간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약 3070억원 규모의 고배당 안건과 이사진 교체, 사외이사 중 의장 선출, 자사주 소각, 비영업용 자산 매각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배당 증액과 관련해 그는 "코스피 평균 배당 성향이 40%가 넘고, 동종업계는 50%가 넘는다"면서 "앞으로 5년간 잉여현금기준으로 봤을 때 시설투자나 운전자본 등을 제외하고 순수 현금으로 창출되는 몫으로 5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과 관련해선 "회사는 사외이사 추천 위원회라는 조직이나 시스템이 없다"면서 "외부에 의뢰를 해 인수·합병(M&A)에 대한 경험자, 환경 또는 사회에 대한 전문가, 디지털 포메이션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병남 사외이사 후보는 M&A나 비전 전략 수립에 있어서 적절한 인물이라고 판단했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선 조용범 Facebook 동남아시아 총괄 대표가 적절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금호리조트 매입 재검토부터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2주 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했고 딜 클로징은 1~2달 안에 끝날 것"이라며 "소액주주 대변자로서 이사회 내부에 얘기하고 앞으로도 잘못된 의사결정이 있을 때 견제하고 균형감을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금호석화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회사로 나아가야 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 상무는 "금호석화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분들이 갖지 못한 새로운 시각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면서 "전문경영인체제는 글로벌 스탠다드 기업들이 이미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가 사내이사가 된다면 이사회를 통해 의사결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되도록 하겠다"면서 "회사 리딩(경영) 역할은 외부 전문가들이 영입돼 해야 한다. 소유와 경영분리는 장기적으로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6일 주총을 앞두고 우군 확보를 얼마나 했는지에 대해서는 "13일부터 의결권 대리인 권유 행사가 시작된다"면서 "공개회사 답게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에 공감하는 분들은 제 캠페인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총 승산 여부에 대해서는 "표 대결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대주주로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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