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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정치혐오 조장' 與 네거티브 전략…전문가들 "실패할 것"


입력 2021.03.28 00:00 수정 2021.03.28 00:32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野 후보 검증 TF' 열고 오세훈 사퇴 촉구

급기야 "쓰레기" 발언…네거티브 점입가경

"정치혐오 조장으로 중도층 투표포기 유도"

전문가들 "유권자 심판의지 강해…안 먹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중랑구 면목동 동원전통종합시장 앞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 선거전략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선거에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지는 것은 일반적이나 이번에는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일례로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에서 낸 논평 55개 가운데 30개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땅 관련 네거티브였을 정도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주를 이룬다. 27일에는 당 차원의 '서울시장 야당후보 검증 TF' 회의를 열고 노골적으로 오세훈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변명을 보면서 이명박의 BBK 거짓말이 자꾸 연상된다"고 주장했고, 노웅래 TF 단장은 "오 후보는 거짓말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급기야 "쓰레기"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이날 중랑구 집중유세에서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냐 아니냐. 자기가 개발계획을 승인해놓고 내가 안 했다고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냐 아니냐"라며 "쓰레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로 '되치기'가 가능한 네거티브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낙연 선대위원장은 "박영선 후보는 내곡동에 땅이 없다"고 했다가 "오세훈 후보는 도쿄에 초호화 아파트가 없다"고 역공을 당했고, 신동근 최고위원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를 두고 "대마도 뷰"라고 했다가, 야권으로부터 "박 후보의 도쿄 집은 야스쿠니 뷰"라는 빈축을 샀다.


이번 재보선이 '정치선거'가 된 만큼,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네거티브 밖에 없는 것이라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정권심판 성격이 강한 선거여서 후보들의 인물 대결이 부각되지 않고, 임기가 1년밖에 되지 않기에 정책도 시민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과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26일 부산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부산 현장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과도한 네거티브 이면에는 '정치혐오'를 조장해 중도성향 유권자의 투표 포기를 유도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도층 투표율을 낮추고, 지지층 결집을 통해 진영대결로 몰고 가면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박원순 향기"나 이해찬 전 대표의 "서울선거는 이겼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 나온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철희 민주당 전 의원은 '한겨레 TV' 유튜브 채널에서 "네거티브를 강하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잃고 적극적 지지층만 투표장에 나오게 된다"며 "적극적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내려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네거티브로) 양극화를 해놓으면 진영논리가 작동하게 된다"며 "잘했나 못했나가 아니라 상대편이냐 내 편이냐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략이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정권심판론과 정권안정론이 비등비등할 때 네거티브로 분위기를 바꿔볼 수 있지 지금은 시민들의 분노가 큰 상황이어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지지층 결집을 할 게 아니라, 야권으로 간 중도층을 되돌리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정치혐오감을 키우는 것은 오히려 민주당의 기반만 축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정치혐오감을 조장해서 선거 국면을 유리하게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문제는 지금 야당 지지층이 국민의힘 후보가 좋아서 지지한다기 보다 분노의 표시로 봐야 한다"며 "여론조사를 보면 10명 중 8명이 마음의 결정을 내렸을 정도로 유권자들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네거티브 전략은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전략적 후퇴, 지더라도 명분 있는 패배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한다. 철저히 사죄하고 반성하며 혼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이해찬 전 대표는 다 이긴 선거라고 하고, 임종석 전 실장은 박원순을 찬양하고 대통령은 아무런 역할을 안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라고 진단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심이 이렇게 돌아선 데는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결코 잘못을 인정하는 법이 없는 집권세력의 오만한 태도에 대한 원성은 이구동성"이라며 "잘못했다는 읍소 전략으로 가도 시선을 줄까말까 한데 도리어 정의로운 심판자를 자처하는 네거티브 공세에 올인하고 있으니 반감은 더욱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단히 부적절한 선거 전략에 매달려 있는 민주당 모습을 보노라면 자신들의 우월함에 대한 신념에 갇혀 정무적 감각조차 상실했다는 생각"이라며 "내부에서 구축된 강고한 집단사고 때문에 내년 대선까지도 별 변화가 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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