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당장 법정관리 돌입 않고 협의 기다릴 듯
법정관리시 고용, 협력사 문제 등 부담
쌍용자동차의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이 요구한 시한을 넘겨서까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쌍용차 경영정상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가 도착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된 사안은 어제와 전혀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에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를 보정명령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HAAH오토모티브도 이 시점까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쌍용차는 이를 받아 검토한 뒤 법원에 제출해 회생개시 결정을 재차 연기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HAAH오토모티브는 한국 시간 기준인 지난달 31일을 넘긴 것은 물론, 자국 시간 기준으로도 사실상 시한을 넘겼다.
1일 오전 10시는 HAAH오토모티브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간으로 31일 오후 6시다. 현지 시간으로 자정까지는 아직 6시간이 남았지만, 업무 시간은 이미 끝났다. 사실상 투자의향서의 기한 내 제출은 무산된 셈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다만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의향을 아예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만큼 당장 법정관리행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법원에 회생절차개시 보류(ARS 프로그램)를 신청하며 법정관리 개시 여부 판단을 3개월 미뤘고, 2월 말과 3월 말 두 차례 연장된 상태다.
쌍용차 관계자는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회생절차에 돌입하겠다는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한 달 단위로 계속 연장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기한을 넘기더라도 이해 관계자 간 협의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한다는 게 확실해지면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지만, 쌍용차에 딸린 근로자들과 수많은 협력사들을 감안하면 법정관리행은 최대한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에 대한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의지는 확고하지만 자사의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의향서 제출도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의 전략적 투자자(SI)는 캐나다 1곳이고, 금융 투자자(FI)는 중동 2곳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3700억원 규모의 공익 채권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며,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담긴 흑자 전환 등 미래 사업 계획의 현실 가능성을 놓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