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형 타자’ 홍창기, LG 리드오프 2년 연속 낙점
안타 생산-적극적인 도루로 업그레이드 입증
2021 KBO리그에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LG 트윈스는 10일 현재 4승 1패로 단독 1위에 올라있다.
LG는 5경기에서 마운드, 특히 선발진의 힘을 앞세우고 있다. LG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1.66,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570으로 모두 1위에 오를 만큼 안정적이다.
반면 LG가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타선은 아직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팀 타율 0.246으로 7위, 홈런 1개로 최하위인 공동 9위, OPS(출루율 + 장타율) 0.663으로 7위다. 주축 타자들 상당수의 타격 페이스가 덜 올라왔다.
다행히 리드오프 홍창기가 고군분투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그는 타율 0.476(리그 3위)에 홈런 없이 4타점 OPS 1.131(10위)로 출발이 좋다. LG가 치른 5경기 중 무려 4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 중이다. 그의 최대 장점인 출루율은 0.560로 5위다.
1993년생 외야수 홍창기는 건국대를 졸업하고 2016년 2차 3라운드 27순위로 LG에 입단했다. 2016시즌 종료 뒤 경찰청에 입대해 병역을 마친 그는 2019년까지 1군 통산 출전이 38경기에 불과했다. LG의 두터운 외야진을 감안하면 그가 언젠가는 주전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홍창기는 135경기에 출전해 주전을 꿰차며 507타석을 소화해 규정 타석을 처음으로 충족시켰다. 타율 0.279 5홈런 39타점 OPS 0.828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타율 0.280과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0.411로 리그 6위에 오른 출루율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타율, 타점 등 고전적인 지표보다 출루율을 강조하는 세이버메트릭스가 인정받는 추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세이버형 타자’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류지현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LG의 외야수 ‘빅 5’ 김현수,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홍창기 중 누가 주전인지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홍창기가 지난해에 이어 1번 타자를 맡을 것이라는 구상을 개막 이전에 밝혔다. 그가 주전임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올 시즌 홍창기는 ‘진화’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그는 타석에서 공을 오래 골라 타석 당 투구 수는 4.38개로 리그 2위였다. 지난해를 거울삼아 올해는 상대 투수들이 그를 상대로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내려 하자 노림수로 맞대응해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홍창기는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모두 2구를 공략해낸 결과였다. 타석에서 볼넷만을 의식하며 소극적인 접근 방식으로 일관하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10개의 안타로 최다 안타 리그 공동 1위다.
홍창기는 현재 도루가 3개로 최지훈(SSG) 등과 함께 도루 공동 1위다. 누상에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출루율에 도루 능력까지 겸비한 완벽한 리드오프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다소 성급한 전망일 수 있으나 일각에서는 홍창기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출루 머신’이 되는 것은 물론 국가대표 리드오프도 차지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홍창기가 LG의 27년 만의 우승 도전에 앞장설지 주목된다.